2000년대 초반, 국내 기업들의 HR 업무 방식은 HR 시스템의 등장과 함께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존의 HR 담당자들의 업무는 출력된 문서를 기반으로 처리되며 각종 인사 기록과 증빙들은 사무실 캐비닛과 문서고에 쌓여갔다. HR담당자들은 수많은 문서를 수기로 정리하고, 사라지거나 수정된 자료를 찾느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업무가 정보 기반의 프로세스로 진행되기보다는 종이 문서가 쌓이고 이동하는 흐름으로 존재하는 시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의 초입에 있던 당시 기업들은 HR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인사 운영의 복잡성은 점점 증가했고,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문서 기반의 업무 방식은 명백한 한계에 부딪혔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HR ERP 시스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HR 시스템들은 고객사의 서버에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온프레미스(설치형) 방식이었다. 그리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인사제도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온프레미스 HR 시스템들은 몇몇 한계점들을 드러냈다.
ㆍ신규 기능을 제공하는 속도가 기업의 요구사항을 따라가지 못함
ㆍ시스템 노후화로 인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함
ㆍ데이터의 구조가 통합 관리와 분석을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음
ㆍ한국의 급여/세무에 최적화된 구조로 글로벌 확장을 대응하기 어려움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 기업들의 글로벌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온프레미스 HR 시스템은 이러한 글로벌 변화를 감당하기에 부족했다. 시스템의 기준인 날짜 구성을 한국은 '년/월/일' 형태로 사용하지만 해외에서 사용하는 '월/일/년' 또는 '일/월/년'의 구성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시스템이 많았다. 이는 대부분의 HR 시스템이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데이터 인프라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단순한 플랫폼에 불과한 시스템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HR 시스템들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HR 시스템의 등장은 단순히 기술이 발전해서 나타난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다.
Workday와 SAP SuccessFactors의 등장은 "HR ERP시스템은 더 이상 회사 내부의 서버에 설치해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개념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이들의 등장은 HR 시스템이 HR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만 하는 도구가 아니라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과 법령, HR 운영 방식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계속 진화하는 플랫폼이 시장에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의 HR 시스템은 기업마다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보수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HR 제도나 조직의 구조가 변화하면 추가적인 IT 개발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시스템이 오래될수록 시스템의 유지보수 비용은 증가하고 복잡한 시스템 패치와 수정 내역들은 IT 조직과 HR 조직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이 본격화되며 나라별·법인별 HR 데이터 구조가 상이해서 Global HR 데이터의 통합과 분석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SaaS HR 시스템들은 복잡한 조직 구조와 빠르게 변화하는 HR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서 데이터 모델 자체가 표준화되어 있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기업들은 여러 국가에 위치한 법인들과 근무자들에 대한 HR 데이터들을 표준화된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 공급사들이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하여 HR 담당자들은 새로운 HR 트렌드에 따른 시스템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었다. 즉, SaaS HR은 단순한 기술적인 진보가 아니라 HR과 경영진들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 준다.
2010년대부터 국내 기업들이 SaaS HR 기반 HR 시스템을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클라우드가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이 아니다. 근본적인 배경은 기존 HR 시스템들이 글로벌 운영 환경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온프레미스 HR 시스템들은 한국의 급여와 국내 세무 중심의 구조에 최적화하며 발전했지만, 글로벌 사업 확장과 복잡해진 HR 운영 환경을 따라가기엔 구조적 한계점을 드러냈다. 국가별 HR 용어와 언어 번역, 노동 관련 법규 등 기본적인 글로벌 기능조차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aaS HR 시스템은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SaaS HR의 프로세스 구조와 데이터 모델은 처음부터 글로벌 조직 운영을 고려하여 설계된 경우가 많아서, 기업은 임직원의 국적과 근무지가 다양해져도 표준화된 HR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특히, Workday는 매년 두 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를 제공하여 최신 기능과 기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기업이 글로벌 HR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 기반의 HR 운영 요구였다. 기존 HR 시스템은 급여와 발령을 중심의 설계로 인하여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웠다. 특히 과거 시점의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과거 데이터 추출이 불가한 시스템도 있었다. 반면 Workday는 데이터를 시점 기반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HR 조직은 데이터의 변경 이력과 그 영향을 정밀하게 검증하고 분석할 수 있다.
결국 국내 기업들이 SaaS HR, 특히 Workday에 주목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HR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복잡해진 글로벌 운영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해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2016년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쿠팡, 오리온, 한화그룹, 동화기업, 대한항공, 콜마홀딩스 등 여러 기업이 Workday를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HR 시스템을 떠올릴 때 흔히 '시스템은 한 번 잘 만들어두면 몇 년은 큰 문제 없이 사용하고, 제도 변경이나 조직 개편이 있을때마다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는 인식을 가진다. 오랫동안 온프레미스 HR 시스템을 사용했던 담당자들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사고방식이다. 구축은 곧 완성을 의미했고, 이후 변화는 '유지보수'란 이름으로 IT조직이나 외부 업체의 영역에 남겨두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Workday는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에 완성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는 플랫폼을 전제로 설계된 시스템이라 이러한 전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예시가 연 2회 정기 업데이트다. Workday는 전 세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동일한 일정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기존 기능들의 구조와 설계를 변경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그리고 일부 업데이트는 선택사항이 아닌 강제 적용되어서 고객사들은 업데이트 후 변화에 맞춰서 사스템을 다시 이해하고 운영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문제는 이 변화가 항상 눈에 잘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업데이트 후 특정 작업의 조건이 미묘하게 달라지거나, 기존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리포트에서 동일한 데이터를 출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권한을 변경하지 않았는데 특정 사용자에게 공개된 화면이나 데이터의 접근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업데이트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시스템 구조의 변화를 시스템 오류로 착각할 확률이 매우 높다.
초기 구축 단계에서 설정한 권한, 승인 프로세스, 리포트, 조직의 구조는 시간이 지나면서 업데이트와 제도 변경의 영향을 동시에 받게 된다. 또한, 한 모듈의 설정 변경은 다른 모듈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부분만 조금 고치면 되겠지"라는 접근은 쉽게 통하지 않는다. Workday 전체적인 설계와 조직의 사용방식을 모두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온프레미스 HR 시스템처럼 Workday를 IT부서나 외부 업체에서 대신 관리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Workday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설계가 변경되므로 그 영향 범위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내부의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즉, Workday 도입은 새로운 시스템을 구입하고 구축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HR 플랫폼을 계속해서 관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업무를 받아들이는 선택에 가깝다.
Workday를 도입하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커스터마이징과 추가 개발이 아니다. 이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지속적인 관리르 전체로 설계된 SaaS HR 플랫폼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Workday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흔들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차이를 이해한 순간부터 Workday을 도입하는 것은 비로소 구축에서 멈추는 것이아니라 향후 운영까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