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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렌 Sep 09. 2020

고양이가 없는 이야기

  마을을 구경하다가 어느 집에서 사람을 불렀다. 여자가 나왔다. 나는 그녀에게 옥상에 올라가 볼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괜찮다고 했다. 계단을 오르고 사다리를 올라서 나는 옥상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경치를 감상한 후 내려와 여자에게 물었다.   

   

  “혹시 짜이 한 잔 줄 수 있나요?”     


  여자는 방으로 안내했다. 짜이를 마시며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자는 22살, 대학생이었다. 그녀는 전날 나를 버스에서 보았다고 말했다. 

  내가 마을을 찾은 것은 종교 때문이었다. 국민들 대부분이 힌두교를 믿는 나라에서 이 마을 사람 대부분은 불교를 믿고 있었다. 나는 마을이 보존하고 있는 동굴 속의 불화를 구경하고 싶었다.


  “종교가 뭐죠?”

  “불교요.” 

  “다음 생엔 뭐가 되고 싶어요?”

  “사람이요.” 

  “사람?”

  “예, 사람.”      


  나는 사람이 된 다음 무엇이 되고 싶냐고 꿈에 대해 물은 것이었다.        


  “다른 거 바라는 거 없어요?”

  “예, 그냥 사람이면 돼요.” 

  “행복하세요?” 

  “예.”      


  여자가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눈가에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무얼 더 바라냐는 표정이었다.       


  “왜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요. 당신은 행복하지 않나요?”

  “조금이요.”

  “왜요?”

  “무슨 문제가 있나봐요.”     


  잠시 후 다른 여자가 방에 들어왔다. 그녀의 사촌이라고 했다. 내가 또 물었다.      


  “당신의 사촌도 행복한가요?”     


  그녀가 사촌에게 뭐라고 했다. 그리고 조금 있다 사촌이 내게 말했다.      


  “전 행복해요. 아무런 문제가 없거든요.”      


  알치에 오기 전 나는 마날리를 지났다. 그곳에서 만난 구두닦이 소년에게 꿈이 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소년은 없다고 말했다.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꿈이 없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로 들렸다. 꿈에 다쳐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이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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