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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Oct 24. 2022

몰디브에서 뭐하고 놀지 4탄

Dance with the wave



몰디브에서 서핑을 한다구?


나도 몰디브를 가서야 알았다. 그것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곳이라고 말이다.


그의 이름은 Murra 무라. 우리팀에 16살에 와서 4년정도 함께 일했다. 메인 사진에 멋지게 파도를 타는 저 친구이다. 일을 좀 시키려고 하면 아주 뺀질뺀질하다. 평소 아침마다 다양한 이유로 지각을 하지만, 물때가 맞이 않을경우 새벽에 서핑을 나가는 날엔 절대 늦지 않는다. 눈빛부터가 다르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몸이 그렇게 자동적으로 움직이나보다. 밥은 안먹고 초코바와 레드불을 달고 사는 아이이다. 내가 아주 엄마같이 잔소기를 해야 겨우 이틀에 한끼를 먹는다.


그리고 Hoodh 후드. Fish 피쉬라고 불리는걸 좋아한다. 사진의 오른쪽 아이는 핑크색을 사랑한다. 그렇지, 남자는 핑크지. 까만 피부에 곱슬곱슬한 머리가 핑크랑 완전 셋뚜셋뚜구나. 이 친구도 타고난 서퍼이다. 물만난 고기란 표현이 딱인 물에서 아주 자유롭다. 영혼이 자유로워서 그런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서퍼들만의 분위기가 있다. 히피 같기도 하면서 말이다.  히피는 '평화를 사랑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치며, 도덕과 이성보다는 자유로운 감성을 중시하고, 즐거움을 추구한다'고 하던데, 어느 부분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핑 참, 어렵다. 한 10년정도 해도 아직 배우는중이라고 한다. 어릴때 바닷가에 근처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서핑을 접해온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스포츠인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알아야 할것이 많다. 머리로가 아닌 몸이 말이다. 기본적으로 육상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은 한정되 있고, 바다를 읽을줄 알아야 한다. 그날의 바람방향과 세기, 파도, 그리고 바닥지형을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이해해야한다. 그리고 '이때다.' 하는 몸이 말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아니 중요한것 같다.


'Catch the wave' 타이밍을 놓친 지나간 파도는 다시 잡을 수 없다. 서퍼들은 뒤를 보지 않는다. 그저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언제 일지 모르지만 준비하고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다음 파도는 반드시 온다. 마치 우리네 인생에서도 기회가 오는것 처럼 말이다. 우리는 서핑을 통해 준비하고 기다리고 기회를 잡는 아주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인생의 법칙을 배운다.


몰디브가 유명하다는데 그래 한번은 배워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은 했다. 역시나 어려웠다. 5번 레슨을 받았는데도 딱 한번 일어섰다. 팀원이지만 나의 서핑 강사인 무라는 나를 서핑 포인트로 데리고 가지도 않는다. 아직 멀었다면서 보트 근처에서 패들링만 1시간씩 시킨다. 나는 멀찌기 멋지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이 부럽기만하다. 그리고 한번은 포인트로 나갔는데, 파도가 거의 없었는데도 40분쯤 되니 멀미가 나기 시작되었다. 수면에서 파도를 기다리는게 나에겐 참 힘들었다. 그래서 서핑은 내가 할것이 아니구나 하고 바로 접었다.


하지만 한번 일어서서 느꼈던 수면에서 파도를 타는 보드가 미끄러지는 느낌은 아직도 잊을수 없다. 그맛에 서퍼들이 서핑에 미쳐있나 싶기도 하다. 난 물을 좋아하지만 수면에서 하는 제트스키나, 윈스서핑, 스노클링은 별로다. 난 스쿠버 다이빙이 좋다.


그리고 느낀건 서퍼들은 진짜 수다쟁이들이다. 라인업에서 파도를 다들 기다리는데, 수면에서 큰소리가 오가기도 하다. 나름의 파도를 타는 그들만의 순번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타는 서퍼들이 있을 경우이다. 알게 모르게 로컬들의 텃세도 있긴하다. 예보상으로 날씨가 괜찮아서 나갔는데, 너무 좋아서 웨이브가 잘 안생길때다. 그땐 대기중엔 할일이 없으므로 수다를 그렇게 떤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쿠버 다입버들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다행히 아직 물속에서 대화하는 무전기가 널리 보급되서 않아서 그나마 물속에서 조용히 자기 숨소리만 들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서핑 포인트는 크게 비치 브레이크와 코럴 브레이크 포인트가 있다. 포인트 바닥이 어떤 지형으로 되어 있느냐이다. 몰디브는 비치 브레이크가 별로 없어서 초보가 서핑을 배우기엔 적합하진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건 아니다. 리조트 라군 안에서 자세와 패들링 연습을 하고, 기념으로 서핑보드와 사진찍기는 좋은 추억을 만들기 충분하다. 서핑 보드만 떠올려도 자유로움이 느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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