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으로부터 좀 더 안전한 방법을 찾아야)
나이가 들어서 느끼는 것 중에 제일 먼저 주변 사물에 대한 시각 능력이 약해진 듯하다. 결국 무엇에 부딪히는 일이 근간에 두 번 벌어졌다. 처음에는 방과 베란다 사이에 있는 창문이다. 가로막는 유리 창문을 인식하지 못해서 부딪혔다. 눈과 이마 눈썹부위를 세게 유리에 찌었다. 무의식으로 충돌을 했는데 눈썹주위가 엄청 아펐다. 이내 그 주위가 부풀어 오를 지경에 이르렀다.
그 부분을 여러 번 마사지를 했고 나중에는 집에 있던 타이거밤을 발라야 했다. 최악의 우려도 들었다. 만일 더 세게 충돌해서 유리창이 깨어졌다면 어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발생 사고지만 추후에 이런 일이 안 생기라는 법이 없다.
두 번째 같은 사고성 사례가 또 벌어졌다. 그것은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동종사례이다. 마포에 있는 어떤 회사에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방문을 했다. 그런데 차에 둔 연관 부품을 더 필요하다 느껴 출입문을 나선다. 여기서도 입구 쪽 창문을 인식지 못했다. 유리문에 쿵하는 제법 큰 소리에 안내직원이 놀라서 바로 쫓아왔다. 그리고는 당황하여 “괜찮아요?”하고 물었다.
나는 처음에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눈주위를 비비면서도 “예, 됐어요 “ 말하고 머쓱한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러 번 마사지했고 거울을 보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니 안정이 되었다.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오면서 조금 전에 생긴 불상사를 되돌아보며, ”아이고, 이제 매사에 더욱 조심을 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이 일로 부수적인 도움을 얻을까 해서 인공지능에게 물어보았다. 받은 대답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각 능력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발생하는 것이지요. 먼저 노화에 따른 시력 저하이며 적응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뇌로부터 전해지는 정보 전달력 부족으로 인해 시각의 착시와 시야가 좁아지게 됩니다. 주변 시각을 감지하는데 어려움이 초래할 수 있지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답을 주는 것 같았다.
며칠 후 집에 있을 때 베란다 창문을 보며 무언가 조치를 하면 좋을 듯하였다. 최소한의 안전 방안이다. 그래서 테이프를 가져와 창의 눈높이에 십자표식으로 잘라 붙였다. 안과 바깥 쪽에 각각 부착했다. 마치고 보니 이제 앞으로 같은 문제가 없을 듯하였다. 집사람이 그걸 보더니 손녀딸이 다음에 오거든 창문에 멋진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자고 했다. 좋은 생각이라고 나도 동의했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나이 든다는 것은 분명 약점이다. 그냥 당연한 현상 입네 하고 수용하는 것보다 뭔가 약점을 보완하는 생각을 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근래에 노령 운전자들이 차를 몰다가 생긴 사고소식이 뉴스에 여러 차례 나왔다. 사고른 낸 어떤 분은 급발진이라 주장하지만 진행자의 뉘앙스상 다분히 운전자의 자기주장이라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가 가끔 발생하여 여론이 증폭되고 있다. 노년기에 운전이나 기타 작업을 한다면 과거 젊은 시절과 많이 다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흔히 하는 말로써 총기가 떨어졌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들 사이에 주로 하는 대화 중에 나온다.
총기란 총명한 기질의 줄인 표현이다. 총기를 연령대로 그린 그라프로 볼라치면 어릴 적 유아기 시절에는 사인곡선(sine curve)이 낮은 쪽에 위치했다가, 나이 들면서 극상위치에 사인곡선에 도달한다. 그리고 다시 노년이 되면 어린아이들 시기처럼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과정이다, 치매기가 발견되기라도 하면 아예 곡선의 최저 바닥위치에 자리 잡는다.
셀렙 중에서 기억나는 고령운전 사례가 있었다. 영국의 필립공이 고령(98세) 임에도 여전히 지동차 운전을 하였다. 물론 건강하다는 증표였다. 한 번은 자기가 손수 운전하던 SUV 가 다른 차량과 충돌을 했고 차는 전복되었다. 상대 차량의 운전자와 동승자는 작은 부상을 입었고, 필립공은 사고 직후에 응급조치를 할 정도였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고 한다.
고령임에도 운전을 하여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사회적 물의가 따르자 필립공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여 이에 적극 대처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고령자 운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과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었다.
노년 운전자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반사신경의 느린 반응 때문이라 말한다. 또 시각 및 청각 기능의 저하, 기억력 감퇴 그리고 균형감각 저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 마이너스 요인들이 상호 결합되면, 아주 긴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다음 것들이 준비된다면 더 안전한 노년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소 귀찮기는 하지만 시력, 청력, 반응속도 등 건강 검진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검사하여 이상이 있다면 위험성 있는 작업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 약물 복용 시 먼저 의사와 상의하고 작업에 영향이 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장시간 또는 야간작업을 피하면 훨씬 안전한 작업 여건이 된다.
운전을 할 경우, 속도를 준수하고, 과속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돌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비한다. 노령에는 적극적으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운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운전 대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상기한 여러 여건들이 잘 실행한다면 노년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