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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마이데이 Sep 14. 2023

엄마 아르바이트구인란에 가족 같은아르바이트생을 찾아?

가족같은은 없어. 결국 그건 서로를 생각하는 배려야.

엄마. 왜 사장님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원해?”

“난 아르바이트  구하는  건데 말이야”


“구인광고를 보면 꼭 믿고 거르는 게 있다고 말했지.”


“가족같이~오래 일하실 분”


“책임감 갖고 주인의식으로 일해주실 분”



“가족이 아닌데 왜 가족 같이라고 말하냐고…!!”


“책임감 있게 행동은 당연히 하겠지만 주인이 아닌데 왜 주인의식으로 일하라고 하냐고…”



원래 내 성격은 시키지 않은 일도 찾아서 하고 일도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다.


“이것 또한 나와 결이 맞지 않다면 분명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자신들도 피곤하게 하냐고 뭐라 뭐라 군소릴 할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야.”


“네가 주인이라면 일명 시급루팡이라고 하잖아?”


“손님 있음 대충 일하다가 없음 아무것도 안 하고 멀뚱멀뚱 서있으며 휴대폰만 하고 말이지. “


“시키면 되잖아?”


“시켜서 하는 일이 기분 좋을까? 물론 미쳐보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매번 시키고 시킨 일만 한다면 기분이 좋을까?”


“차라리 이거 이거 해달라고 말해주는 게 좋아. 괜히 눈치 보면서  알아서 찾아서 한다는 건 정말 어려워. 그리고는 왜 안 했냐고 뭐라고 하잖아?”


“물어보면 되잖아? 혹시 할 일 있을까요?”


“어떤 걸 해야 될까요? “


“이렇게 물어보면 안 가르쳐주는 사람이 이상한 거야. 할 수 있는 일을 잘 찾아서 못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보통은 안 물어보고 멍하니 시간만 때우는 사람이 대다수야.”


어딜 가나 열심히 뭐라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방면시킬까 봐 쑥 빼고 있거나 모른 척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아르바이트생이 와도 제 몫의 일만 해줘도 땡큐라고 한다.  나는 그 가족 같은 을 참 좋아해서 오래오래 같이 보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공고에는 가족 같은~이 들어갔었고


오래 근무하실 분 우대였다.


그러나 여러 해를 거듭하며 내 맘 같지 않음을 알고 이젠 공고에 가족 같은 을 쓰지 않는다.


다수의 아르바이트생을 만나며 가족 같이 가 될 수없음을 알았다.


물론 오래 함께 해준 참  고마운 인연도 있다.


일을 하다 보면  가족보다 더 오래 함께하는 인연들이기에 "가족 같은"  정말 가족보다 더 소중한 인연이 되기도 한다. 사내연애가 왜 나왔겠냐며…


가게에서도 처음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할 때 참 여러모로 내 새끼다 싶어 배려하고 함께 했음 하는데 말이지 시간이 지나며 나의 배려는 결국 경계를 모호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 같은 을 바라는 건 오만한 생각인 것이다. 나름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다 보면 이래저래 상처받은 상태인 것도 알겠고 또 면접을 마칠 때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에 쭈뼛되며 질문을 못하거나 이미 앉자마자 자신이 궁금한 것을 준비해 와서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성격도 잘못 물어보기도 하는 터라 정말 세세한 것까지 다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다.


"엄마.. 그럼 그때 뭘 물어봐 야해??"


"그런 거 물어보면 오히려 따진다고 기분 나빠하는 거 아니야?"


큰 프랜차이즈업체라고 법을 잘 지키고 소규모 업장이라고 마구 부려먹고 처우가 안 좋을 거라는 편견은 어찌 보면 구전되듯이 흘러 흘러가며 나온 이야기 같은 것다.


업주입장에서는 분명 출근한다고 해놓고 말없이 잠수 타는 아르바이트생과 출근 잘해서 근무해 놓고는 갑자기 톡으로 그만둘 테니 시급입금해 달라며 계좌번호만 남긴다거나… 황당무계하게 노동법이라고 우겨 되기도 하고 결국 뒤통수를 치며 고발을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주방직원이 단체로 그만둬버린다거나 가스밸브를 떼어간다거나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각자 개인의 사정이 있는 것일 테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보며 지내는 사이이기에 가족처럼 지내며 서로를 지지해 주고 도와주며 매장을 키워가길 바라는 마음은 어떤 사장님들에겐 어쩌면 꿈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내가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단단한 갑옷으로 중무장하고 날을 세워야 하는 것일까… 모르면 당한다고 말이지.


가족같은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배려하고 그 마음을 알아준다면 구태여 "가족 같은"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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