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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영 Jun 26. 2024

모난 돌을 꿈꾸며

산천어는 강물 속에서

나날이 평범한 삶을 꿈꾼다.

물결에 흔들리며 가라앉지 않고

그저 느릿느릿 흐르는 것을 택했다.

하늘은 별빛으로 빛나며

나날이 평범한 삶을 꿈꾼다.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그저 조용히 빛나는 것을 택했다.

강의 흐름과 별들의 빛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삶의 아름다움

눈부시지 않아도 따뜻한 햇살처럼

평범함이 품은 평화다    

 

어린 시절, 위의 산천어처럼 평범한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학교에서는 눈에 띄지 않지만 크게 뒤처지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열심히 일했지만, 특별히 돋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럭저럭 남들만큼 했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무난했습니다. 교사로 지내는 시간이 쉽지는 않았지만 큰 테두리에서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평범함에 대한 정의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기준으로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건강을 챙기고, 큰 문제없이 일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나고 있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이런 평범한 삶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직장에서의 안정된 생활이 계속되면서도,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자신을 보며 회의감을 느끼는 정도의 의미가 아닙니다. 주변 친구들이 승진하거나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은 더더욱 아닙니다. 

저와 달리 다음 세대들에게는 저처럼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자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 때문입니다.

저 나름으로 세워두었던 평범한 삶에 대한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정의에 의하면 평범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을 의미하며, 일상적이고 특별한 특징이 없는 상태입니다. 반면에 비범은 남다르고 두드러지며, 특별한 능력이나 성취를 가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사회가 평범하기 위해 비범을 요구하는 시대로 변모한 것입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너무 특출 난 사람이나 독특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중간에 머무르는 삶을 추구했던 시대는 가고 어느 순간 현실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모난 돌이 되어, 비범하게 살아가길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어진 일을 뛰어나게 해내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흔히 평범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삶을 선호하고, 큰 도전이나 모험보다는 안정감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삶을 위해서라도 끝없는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인 것입니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는 도전을 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이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삶이 되어버린 시대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빈센트 반 고흐를 아실 것입니다. 그의 사례는 독특한 길을 걸어가는 이가 어떻게 사회적 비판과 고난을 견뎌야 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지금은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이지만, 그의 생전에는 거의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의 독특한 화풍과 강렬한 색채는 당시의 미술계에서 이단아로 취급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더 많은 비판과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큰 변화를 이끌어 갈 고흐 같은 사람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해 왔던 지인이 폐업하며 했던 말처럼 과거에 묶여 변화하지 않는 것은 평범한 삶이 아니라 도태의 길에 들어선 것인지 모릅니다. 

급변하는 현실이 주는 사회적, 기술적 변화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끊임없는 새로운 적응과 노력을 요구합니다.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변화에 맞서 끊임없이 배우고, 적응하며, 자신을 발전시켜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삶의 한계를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자기 안에 잠재된 재능과 열정을 발견하여 성장해야만 평범을 유지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비현실적이라 공격받았던 일론 머스크 같은 모난 돌이 대세를 이루어 가야 할 시대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모난 돌을 꿈꾸며 살아가길 격려하며 응원합니다.   

         

세상은 둥근 돌을 사랑한다지만

나는 모난 돌로 남기를 꿈꾼다.
각진 모서리에 걸려 넘어지며
사람들은 나를 탓하겠지만,
나는 굳건히 나의 모양을 지키리라.     


 바람은 부드러운 곡선을 찾아 머물고,
 비는 평탄한 길을 타고 흐르지만,
 나는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리.

 편견의 눈빛에도
 나는 나의 각을 다듬지 않으리.
 

 세상은 

 내게 말하지.

 고르지 않은 돌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고.
 그러나
 나만의 길을 열어가리라.

 끝내 나의 모서리가 빛을 발할 때,
 세상은 알게 되리라.
 
 그 굳건한 의지를.

 나만의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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