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여령’
딸과 아들에게 꽃 선물을 받은 그녀의 프로필의 사진. 삶이 팍팍했던 탓일까 예전에는 꽃을 사다 주면 싫어하더니, 이제는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닌다. 선물 받은 꽃을 예쁜 화병에 담아 그녀의 샵 안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기도 하고, 꽃이 시들어도 치우지를 않는다. 어쩌면 다음 꽃을기다리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꽃을 받으며 수줍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마주한 뒤로는 집에 갈 때마다 나의 손에 꽃다발 하나를 소중히 움켜쥐고 갔다. 그녀의 미소가 더욱 빛나기를 바라면서.
그녀가 그렇게 지난 세월 동안 잃어버렸던 그녀의 소녀를 찾기를 바란다. 작은 꽃 송이 하나에 설레이고, 작은 꽃 송이 하나를 좋아했던 작고 어여뻤던 그 시절의 그 소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