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방글 Aug 23. 2022

나의 병 - 양극성 장애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정확하게는 양극성 장애, 쉽게 말해 조울증이다. 양극성 장애는 1형과 2형이 있는데 1형은 정도가 심한 조증, 2형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가벼운 경조증이 나타난다. 나는 2형에 해당되고 이 경조증이 우울증과 번갈아 나타난다. 경조증은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에 이때는 힘들지 않다. 그 이후 찾아오는 우울증이 많이 힘들다.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면서 구덩이는 더 깊게 파인다. 깊은 우울이 찾아온다. 나는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하다.



 내가 양극성 장애를 앓게 된 이유는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불안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돼서 자라왔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이겨내기 위해, 살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으로 노력하며 애쓰는 과정에서 이 병을 안게 된 것 같다.



 마치 식물이 자랄 때 해가 잘 비치지 않으면 해가 있는 쪽으로 뻗어서 삐뚤삐뚤 휘어져 자라듯이 그렇게 나는 마음이나 감정, 감각, 생각 등 여러 방면에서 매끈하지 못한 면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힘든 마음을 전혀 돌보지 않고, 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결국 첫 직장에 출근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무너져 내렸다. 아픈 것이 치료되지 않은 채 누적되어 있다가 터졌다.



 돈은 필요하니까 직업활동이나 경제활동을 해야 했기에 더욱 힘들었다. 아픈 채로 일을 할 수 없어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며 20대와 30대를 보냈다. 지금도 직업을 유지하기가 너무 버거워 꾸역꾸역 출근을 하고 집에 오면 우울증에 아파 누워있거나 핸드폰에만 빠져 있게 되었다.



 매일 이런 생활을 하니 병세는 더욱 악화되는 것 같다. 현재 가장 힘든 것은 아픈 상태로 직업활동을 하는 것이다. 없는 에너지를 억지로 쥐어짜 내서 겨우 출근하고 직업활동하는 것이 너무나 버겁고 힘들다.



 다행히 지금은 잠시 휴가여서 한숨 돌리고 있다. 어떻게 이 불행한 생활과 아픈 마음을 청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오늘은 집에서 쉬면서 생각과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진다. 아래는 오늘 내가 깨달은 것이다.



1. 집에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좋다.

티브이나 유튜브 핸드폰에 빠져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걸 방지해 준다. 음악을 틀어놓고 다른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음악은 리듬감이 있고 비트가 강한 것이 좋다.


2. 기분이 처질 때는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가볍게 조깅을 한다.

몸을 움직이고 햇볕을 좀 쫴야 한다. 나는 나무를 좋아하는데 공원 산책을 하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3. 글을 쓴다.

일기를 쓰거나 떠오르는 생각 등을 글로 쓴다.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즐거움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쓰고 나면 뭔가 후련하다.


음악, 산책, 햇볕, 나무, 글쓰기, 책 읽기 등등. 찾아보면 나에게 힘을 주는 것들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에게 힘을 준다. 이것이 나를 조금은 붙들어 준다. 여기서 힘을 얻으며 보충을 해야겠다. 이 괜찮은 기분이 얼마 동안 갈지 모르지만 조금은 버틸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