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클래식 음악 교육 비용에 대한 나의 푸념.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기를 희망한다.
나는 평범하고 극히 평범한 수많은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 중 한 명이며 딱히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람이다. 음악계의 모든 상황을 아는 것도 아니며 굉장한 경력을 쌓은 음악가도 아니고 교육 전공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공부하며 쌓아온 나의 경험을 토대로 그리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 종사할 사람으로서 현 음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인 ‘교육 비용’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누군가를 단지 비판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문제점을 자각함으로써 우리의 현재 상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음악에 관하여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을 담아 충언을 전하고자 하는 목적이고 다른 이유는 없다.
나는 정말 묻고 싶다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비용을 책정하는지. 그들이 실력도 없는데 과한 비용으로 측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력 있고 잘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육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그런 지위 있거나 실력 있는 사람들이 비용의 벽을 한번 높게 설정해버리면 그 밑으로도 비용 장벽이 높아진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한 사람들이 있다. 꽤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 철학, 방법을 가지고 있어도 우선적으로 자본의 장벽이 너무 높아버리면 누가 그 교육을 체험하겠는가. 그리고 이 분야의 관심도는 시장에서 굉장히 멀어져 있고 수요와 공급은 나날이 갈수록 차이가 나고 있다. 멀리 내다봤을 때는 여러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문득 질문이 하나 스쳐 간다.
"그들에게 음악 교육은 생존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까?"
이 문장은 사실 음악계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체로 확대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부분. 생존적인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고, 게다가 너무도 작은 음악계에서 그나마 일로 얻는 작은 보수들조차도, 피자 나눠먹기 식으로 한 판을 8등분으로 조각내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을 잘게 더 조각내서 나눠 먹는 판이니 어찌 다른 데로 눈을 돌리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눈을 돌려보니 제일 만만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이다. 사람들은 계속 태어나고 그리고 교육은 필수로 받아야 하니 인류 멸망 전까지는 교육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그나마 안정적이고 계속 있을 일거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생존 도구로서 교육이 추락했을 시 어떤 문제가 펼쳐질 것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생존 도구라고 언급했듯이 생존에 있어서 현재 사회에서 생존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모두가 이구동성 ‘돈’이라고 할 것이다. 사실이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제일 첫 번째로 돈을 논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에게 얼마를 받을지 말이다.
학교나 공기관에서 받는 보수는 어느정도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안정적일 수 있지만, 사실 여기서의 보수는 지금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큰 돈은 되지 않을 것이고, 많은 부분들이 사교육에 의지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음악 교육은 전통적으로 개인의 역량을 늘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1대1 레슨인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막대한 사교육 비용이 들어간다. 만약 어떤 혹자가 입시생이거나 전공생이라면 안타까우면서도 축복을 빌어주고 싶다. 또한 그 가족들한테도 말이다. 공부면에서도 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금전적으로 후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이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정말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얼마나 부담이 되길래? 일단 취미생들은 제쳐두고 누구나 전공으로 공부한다면 저명한 선생님이나 잘 배우고 싶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서 찾아가면 부모님들은 그들이 제안한 금액에 깜짝 놀랄 것이다. 제대로 공부할 학생이니 일주일에 두 번은 수업은 해야한다고 제안 할 것이다. 보기에도 어느 단계에 따라서 그 정도는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금액이 일반 직장인 월급 절반 이상은 줘야 하는 금액 앞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수업의 질은 고사하고 이미 자본 앞에서 막혀버리는 것이다.
이 가격대가 도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형성이 된 것이고 클래식 음악이 돈 많은 사람들만 한다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인가. 필자는 종종 주변에서 고액의 수업료를 받는다는 사람, 또 몇몇 사람들과 얘기할 때 수업 비용을 얼마나 받을지 얘기를 듣고 하면 정말 역겨움이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본인들이 그만큼 공부에 투자한 돈, 전문가에 대한 예우, 생존 방편 등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선을 넘고 생각 없는 발언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 아까 말했듯이 이 계열은 정말 좁다. 해가 갈수 록 관객의 인구가 줄고 있는 마당이고 인구 감소로 인해 현재 다른 지역 대학교에서는 취업이 안되는 예체능 계열 대학을 우선적으로 통폐합하고 있다. 이렇게 높은 수업 비용을 책정할 경우 정작 공부하고 싶은 사람도 이 필드에 못 들어올 수가 있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본인들이 나중에 강단에 섰을 때 또는 사교육으로 학생을 받으려고 할 때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