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밝고, 붙임성이 좋며,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호기심도 많은 편이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부터 명랑한 성격과 똑 부러진 모습으로 선생님들에게 칭찬을 많이 들어왔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다른 친구들이 나서지 않는 일에 앞장서고, 쾌활하기까지 하니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뿌듯한 그런 아이다. 선생님들에게 '어쩜 이렇게 잘 키우셨어요~'하는 말을 듣는 것이 익숙하다. 자랑 좀 합시다. 아핫~하지만 집에서는 엄마말은 프리패스, 책상과 방은 혼돈 그 자체, 동생들 과자 못 빼서 먹어서 난리인 K초딩, 잼민이가 확실하다.
나의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소위 노는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고, 고무줄 뛰기도 가르쳐주고 매점도 같이 다녔다. 어머낫~밖에서 그저 뛰어노는 것이 좋았고, 늘 궁금한 것이 많았다.
둘째 아이는 조금 특이하다. 집에서는 깨발랄하고 괴팍할 만큼 신경질적이지만 학교와 밖에서는 알다가도 모를 만큼 조용하고, 심지어 소심하다. 괴팍한 모습을 사회생활을 위해 숨기고 있는 것은 백번 칭찬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꼭 표현해야 하는 시간에도 입꾹이가 된다.
화가 솟구치다가도 둘째의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이라 내려놓게 된다. 엄마가 해 준 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 투덜거리고 집을 나서자마자 방울을 풀어 흐트러진 머리로 등원하기도 하고, 내 성질에 못 이겨 눈물을 흘리며 등교해서는 왜 우냐는 친구의 질문에 '엄마가 문제집을 풀고 가라고 했는데 다 못 풀어서 운다'라고 거짓말을 했었다. 증말~가지가지했다.
셋째는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다. 이타적이고, 배려심이 많고, 책임감과 인내심도 강한 편이다. 흔히 말하는 모범생에 가깝다. 집에서는 수다스럽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익살스러운 아이다.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그럭저럭 하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맨 앞자리에 앉아 꾸벅 졸았더니 선생님께서 '아이고~천사가 잠도 자네'하고 말씀하셨다. 음~이 이야기는 10년 정도 자랑거리였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이 마냥 좋았고, 꿈이 개그우먼이라고 말하고 다니며, 웃음을 강요하기도 했다. 풋~
정말 나 같은 딸들이 나왔다. 경상도 엄마의 '니 같은 딸 낳아봐라~'는 말은 진리다. 나 같은 딸들을 낳아서 고생 중이다. 자라면서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마음과 잘 커갈 수 있도록 잘 도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공존한다. 하지만 현실은 말캉말캉 '아구아구 내 새끼'가 아니라 복식호흡 샤우팅 발사 '야~~'라는 것. 휴~ 잘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