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엄마의 교육법
제가 오늘 방송에서 진행한 <2024년 3월 1일 자 YTN 뉴스 기사> 하나 가져왔습니다. ([전국] 한옥마을 옆 전주천 버드나무 또 잘려..."무차별 벌목" | YTN)
전주 한옥마을 옆에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전주천의 버드나무 수십 그루가 또 잘려나가면서 시민들의 반발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주시청은 어제 새벽 전주천 남천교 근처에 있던 버드나무 20여 그루를 홍수 예방과 이른바 '명품 하천' 조성작업을 하겠다며 모두 벌목했습니다.
단신 기사 중 두 문장만 가져왔습니다. 첫 문장을 짧은 문장으로 바꾸어 친구에게 설명을 해본다고 가정해 봅시다.
"전주 한옥마을로 가봤어?
그 옆에는 전주천이 있어.
경관이 근사해.
전주천 옆에 늘어선 버드나무가 예술이거든?
그런데 수십 그루가 잘려나갔대.
시민들이 난리가 났지, 뭐~"
한 문장이 여섯 문장으로 변했습니다.
느낌이 어떠세요?
보다 풍성한 느낌, 정보가 더 많은 느낌이 들죠?
왠지 모르게 현장을 더 생생하게 묘사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의 뇌가 정보를 많이 처리해서 그렇습니다.
한 문장 처리하고 넘기고, 한 문장 처리하고 넘기고. 이걸 여섯 번을 한 거잖아요?
뇌는 한 문장을 처리하는 것보다 횟수로 더 많은 일을 한 셈입니다.
즉, 듣는 사람은 이렇게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와. 저 사람, 말 잘한다!'
지금 알려드린 비법은 앵커들이 뉴스 속보를 처리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뉴스 속보는 많은 정보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짤막한 한두 줄의 팩트. 이걸 어떻게 여러 문장을 만들어가며 전달할까요?
궁금하시면?
이어서 바로 두 번째 단계!
앞서 예로 든 여섯 개의 문장을 요리조리 섞어 봅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시민들이 난리가 났대.
한옥 마을 옆에 전주천~
거기 버드나무, 그거 얼마나 예뻐~
그런데 하루아침에 버드나무 수십 그루가 싹 다 잘려나갔다지 뭐야.
그래서 시민들이 항의하고 반발했다더라고."
앞뒤를 붙여 한 문장으로 만들고, 순서도 바꾸어 봅니다. 단문으로 여러 개의 문장을 만들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더라도 똑같은 문장은 하나도 없게 만들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겠죠?
'와. 별 거 아닌 내용을 어쩜 저리 막힘없이 맛깔나게 말하냐? 이해가 쏙쏙 되네.'
말을 잘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기를 바라며, 다음 글에서는 두 번째 비결을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