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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커엄마 Mar 09. 2024

"회장 선거 나갈래!" 지원서 쓰는 법

자소서의 모든 것

�해당 글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PUqXj_mjO94?si=R73AimN_m55FXbHS



"○이가 반장선거 나가려는데, 어떻게 말하라고 해야 하지?"

"학생회 지원하려면 자소서를 내라는데, 대체 뭐라고 써야 해?"

"요즘에도 웅변학원이라는 게 있나? 난감하네."


새 학기다 보니 지인들의 문의가 폭주합니다. 학교도 3월은 반장 선거, 회장 선거 등 각종 선거철이기도 하네요. 아이들의 환경이 바뀌는 새 학기인 것만으로도 정신없는데 난감하시죠. 하지만 기특하게도 '관직의 꿈'을 꾸기 시작한 새싹을 밟아 누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 선거 중요하지! 출마는 못 참지!


지인의 경우, 일단 '부모가 도와주는 게 맞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지?' 대부분의 부모가 여기서 길을 잃습니다. 가이드를 해주자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더라는 겁니다.  4 ·10 총선 방송 준비로 잔뜩 긴장하고 있던 차에, 아이들의 선거 이야기를 들으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바른 정치를 꿈꾸는 새싹을 위해 앵커 이모가 갖고 있던 꿀팁들을 방출해 볼까 합니다.


 모든 선거의 끝은 당선자와 낙선자로 귀결됩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이에게 당선의 기쁨이 함께하시길 바라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멋진 자기소개'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인이 전해준 지원서 항목을 보겠습니다. 



#. 지원서 항목


1. 지원동기

2. 본인의 장단점

3. 특기

4. 포부


라떼는... "아이엠~ 그라운드~ 자기 소개 하기!" 하나면 자기소개 끝이었습니다만, 요즘은 학생들도 자소서를 써야 하는 시대가 됐군요. 혹시 나도 모르게 무릎 박수를 쳤다면 저와 동년배세요...^^


아무튼 항목을 보니 대입이나 회사 입사 지원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어릴 때부터 잘만 교육시키면 나중에 입사 원서는 눈 감고도 쓰겠네? 싶습니다. 허세를 살짝 보태기는 했습니다만, 어릴 때부터 나의 특기와 장점을 들여다보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그 어떤 인생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어떤 사람이다',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의 방향을 잡고 있으면 때가 되었을 때 무소의 뿔처럼 달려갈 수 있으니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심지어는 취업을 하고 나서도 인생의 고민이 뒤늦게 시작돼 사직서를 내미는 청춘들도 많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 브레인스토밍


자소서 항목을 받아 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브레인스토밍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키워드를 뽑아내기 위해서인데요, 학생들에게 나를 표현하는 키워드를 생각해 보라고 하면 다들 "..." 묵묵부답입니다.


"난 그냥 난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혹시 드라마 <파리의 연인> 기억나세요? 배우 박신양이 소리칩니다.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 하냐고!!!"


부모도 답답합니다.

"너는 이런 사람이다, 너는 이런 좋아하는 사람이다! 말을 못 하냐고!"


학생은 눈앞이 캄캄합니다.

"고민해 본 적도 없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말해요."


그래도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랜선으로나마 앵커이모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이에요? 차근차근 설명해 줄 테니 잘 따라와 보세요. 학교 내에서도 선거 종류가 워낙 광범위하니까 '학생회장 선거'라고 가정하고 글을 풀어보겠습니다. 각 항목을 쓰고, 어떤 내용이 떠오르는지 적어보는 겁니다. 단어도 괜찮고, 문장도 괜찮아요. 제가 타임머신 좀 타겠습니다. 시계를 25년 정도 돌려서 고등학생으로 빙의해 의식의 흐름대로 한번 적어볼게요.



1. 지원동기 :


'난 회장이 되고 싶다. 왜 회장이 되고 싶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니까? 아... 맞는 말이지만 이건 너무 솔직하다. 활기록부는 지우고. 친구들을 돕는 게 즐겁다? 발표하는 게 떨리지 않다? 사실 떨릴 때도 있긴 한데... 내 의견을 친구들 앞에서 말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즐겁다?  리더의 자질. 봉사. 이런 키워드가 좋겠네. 학교를 더 좋게 바꾸고 싶다. 오 좋아. 그럼 어떻게 바꾸지? 이건 포부에서 적어보자.'


2. 본인의 장단점 :


'목소리가 좋다? 목소리가 크다? 목소리 큰 게 장점인가, 단점인가? 목소리가 크니까 회장의 자질에 적합하지 않나? 내 목소리가 학교 곳곳에 닿게 하겠다? 오 좋아. 또 다른 장점은 뭐가 있지... 나는 친구들 말을 잘 들어줘. 고민상담을 잘해준다? 이것도 여러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포장하면 좋겠고... 단점은 뭐가 있지? 엄마가 나 좀 게으르다고 했는데... 나는 게으르다... 이걸 단점으로 써도 되나? 그래도 학생회장인데 게으르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아 모르겠다. 어려워. 다음 거.'


3. 특기 :


'내 특기가 뭐지? 내가 잘하는 게 뭐가 있지. 나 게임 잘하는데 ㅋㅋㅋ 아 이런 거 쓰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음. 게임은 지우고. 나는 종이에 아무 말이나 끄적이는 걸 좋아해.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보낼 수도 있고. 가끔 내 속마음도 풀고... 오 이런 거 공약으로 할까? 해우소처럼 속마음을 적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친구들이 오며 가며 한 마디씩 하게... 화장실 벽에 낙서 같은 거 사람들이 많이 하기도 하니까? 오며 가며 롤링페이퍼!! 오 이거 좋겠다. 이걸 공약으로 넣고... 잠시만, 내가 잘하는 거... 내가 잘하는 거? 아, 나 요즘 릴스 찍는 거 재밌던데, 편집도 잘하는 것 같고. 이걸 특기로 쓸까? 편집해서 학교 유튜브 만들겠다? 오케이. 채널 하나 만들어서 우리들 일상이나 재밌는 일들 올려볼까?'


4. 포부 :

'학교를 더 좋게 바꾸고 싶다'라고 해야 하잖아. 어떻게 해야 학교가 좋아지지?  요즘 학내 이슈는 학폭과 교권추락 등이라고 하니까... 그래 좋아. 학폭 없는 학교. 서로 돕는 학교.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학교. 교권 회복을 돕는 학생. 선생님과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한 교실. 낯간지럽긴 한데 공약으로 자세히 구성해 봐야겠군.'



자, 여기까지가 브레인스토밍 단계입니다. 이제는 방향을 잡고 키워드를 뽑아보겠습니다. 키워드를 뽑고 나면 이 점을 유념하시기를 추천합니다.



1) 소제목 뽑기 : 듣는 사람이 무슨 주제로 글을 쓰는지 제시해야 이해가 빠르다.

2) 결론부터 말하기 : 글이 산으로 가지 않으려면 결론과 주제가 명확히 초두에 제시되어야 한다.

3) 짧은 문장으로 쓰기 : 글이 짧아야 문법적인 오류가 날 가능성이 적고, 읽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사항을 유념하면서 키워드를 뽑아보고, 간략하게 자기소개도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소제목/ 결론부터/ 짧은 문장. 이 세 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평생을 두고 요긴하게 쓰실 것입니다. 브레인스토밍을 토대로 키워드를 뽑아보겠습니다.


#. 키워드 뽑기


1. 지원동기 :


'난 회장이 되고 싶다. 왜 회장이 되고 싶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니까? 아... 맞는 말이지만 이건 너무 솔직하다. 생활기록부는 지우고. 친구들을 돕는 게 즐겁다? 발표하는 게 떨리지 않다? 떨릴 때도 있는데... 괜히 발표시키면 안 되니까 이건 패스. 내 의견을 친구들 앞에서 말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즐겁다?  리더의 자질. 봉사. 이런 키워드가 좋겠네. 학교를 더 좋게 바꾸고 싶다. 오 좋아. 그럼 어떻게 바꾸지? 이건 포부에서 적어보자.'


위와 같은 브레인스토밍을 했었죠? 바로 키워드를 뽑겠습니다.


키워드 : 리더의 자질/ 봉사/ 발전


키워드를 보니 너무 진부합니다. 다른 친구들도 다 저런 표현을 쓸 것 같아요. 남들과 겹치면 내가 돋보이지 않습니다. 나만이 갖고 있는, 나만의 색을 드러내는 단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 키워드가 나타내는 가치를 담고 있는 색다르면서도 직관적인 표현으로 포장해 보겠습니다.


#. 키워드를 나만의 단어로 포장하기


'○○학교의 '조명'이 되겠습니다.'


 【제가 학생회장이 되고 싶은 이유입니다. 제가 빛나고 싶어서 조명이 되고 싶다고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조명은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어주는 물건입니다. 저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명문고로 소문난 우리 학교에도 빛이 필요한 음지가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안전이 우려되는 시설은 빨리 고쳐서 친구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소외된 친구들, 몸이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이 되는 역할도 하고 싶었습니다. 변화는 생각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나서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회장이 된다면 '학교의 조명'이 되어, 친구들을 밝게 비춰주고 모두가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조명이라는 단어 하나로 리더십, 봉사, 발전의 이상향을 다 담아보았습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시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어 친구들이 안전한 학교 생활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봉사'의 마음, 시설 관리가 필요한 곳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발전 방향', 그리고 어려운 친구들도 함께 이끌겠다는 '리더십'까지 담았습니다. 키워드는 이렇게 뽑아야 합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단어로, 단어만 들어도 공감각적 심상이 떠올라야 합니다. 선거운동할 때 이마에 조명 이미지 하나 만들어 붙이고 다니면 시각적인 효과로도 각인될 것 같습니다.


연습 하나만 더 해볼까요?


2. 본인의 장단점 :


'목소리가 좋다? 목소리가 크다? 목소리 큰 게 장점인가, 단점인가? 목소리가 크니까 회장의 자질에 적합하지 않나? 내 목소리가 학교 곳곳에 닿게 하겠다? 오 좋아. 또 다른 장점은 뭐가 있지... 나는 친구들 말을 잘 들어줘. 고민상담을 잘해준다? 이것도 여러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포장하면 좋겠고... 단점은 뭐가 있지? 엄마가 나 좀 게으르다고 했는데... 나는 게으르다... 이걸 단점으로 써도 되나? 그래도 학생회장인데 게으르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아 모르겠다. 어려워. 다음 거.'


#. 키워드 뽑기


장단점의 키워드를 뽑아보겠습니다.


키워드 : 큰 목소리, 열린 귀/ 게으름


여기서 특히 주의할 점.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다.'입니다. 다들 장점은 잘 씁니다. 대단하리만큼 장점이 많습니다. 특히 특정 분야에 빠삭한 친구들은 웬만한 전문가 뺨 칠 만큼 실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단점을 쓰라고 하면 곧이곧대로 '나는 무엇 무엇이 정말 부족하다'라고 쓰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자소서나 면접에서 단점을 묻는 건 진짜 단점이 뭔지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에요.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묻는 것입니다.

찜질방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굳이 발가벗고 만날 필요가 있습니까? 교복이 아니라 가벼운 찜질복이더라도, 가릴 곳은 가려야 합니다. 즉,  '감추고 싶은 것'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을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습니다. 첫마디 듣고 보면 단점에 가까운데, 곰곰이 생각하면 이거 장점이잖아?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우리 솔직하고 적나라한 단점은 집에서만 꺼내기로 해요.)


팁 하나 더 드립니다. '단점'이라는 단어는 쓰지 마세요. '개선할 점' 등으로 순화해서 쓰시기 바랍니다.


'단점 vs. 개선할 점 vs. 현재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


세 가지 표현을 비교해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굳이 딱 꼬집어 단점이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는 부정적인 어감, 다른 두 개는 긍정적인, 나아가 진취적인 느낌도 듭니다. 어느 단어라고 콕 꼬집지 않아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소서도 마찬가지고,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말은 뇌 구조도 바꿉니다. 긍정의 언어를 쓰면 상대방에게 이런 이미지를 심어 줍니다. '저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구나.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잘 이끌어나가겠구나.' 만약 제가 공개 강의를 한다면 여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으면 합니다. 굳이 이렇게 글로 생색을 내서라도 학생들에게 그만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조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시 '단점'으로 돌아갑니다.  좀 더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자소서용으로 작성해 봅시다. 게으르다는 단점이 어떤 장점으로 승화되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학생들이 장점은 잘 쓰는데, 단점 쓰는 걸 어려워해서 이번 예시에서는 '단점' 항목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집중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키워드를 나만의 단어로 포장하기


'신중한 거북이 회장'】


【저는 종종 느리다는 말을 듣습니다. 다들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매사에 신중한 제가 상대적으로 느려 보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빠른데 저처럼 느린 사람이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친구들이 앞서갈 때 뒤에서 묵묵히 친구들이 놓치고 간 부분들을 챙기며 마무리를 잘하는 학생회장으로 기억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집에서도 외출할 때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닫는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가족들이 집 밖을 나설 때 혹시 두고 나가는 것이 없는지 살펴보는 게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귀가하고 나서도 마지막 문은 제가 닫고 들어와야 마음이 편합니다. 조금 느려도 신중하기만 하다면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끼보다 늦었지만, 결국 결승선을 끊은 것은 거북이라는 우화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신중한 거북이 회장'으로 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상의 이 아이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아, 이 아이는 정말 게으르고 느린 아이가 맞나? 실은 신중하고 조심성 많은 아이는 아닐까? '


게으르고 느리다는 아쉬운 점이 성실함과 신중함으로 포장됐습니다. '포장'의 힘이 정말 대단하죠? 제가 말은 '포장'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사실 모든 부모는 알고 있습니다. 포장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요. 거짓말로 쓴 자소서가 아니라 시각과 표현을 조금 달리 한 것뿐입니다.  '우리 아이가 이러이러한 점만 고치면 정말 완벽한데.' 그 부분을 끌어내주는 겁니다. 앞으로 고치면 좋은 점,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도록 이끌어주시면 됩니다. 장점 같은 단점이 무엇인지, 부모님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 표절 금지


특기와 포부도 어떤 과정으로 글을 써야 할지 이제 감이 좀 오시나요? 역시나 감이 오시겠지만, 나머지 항목인 특기와 포부는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학생과 부모님의 과제로 남겨둘까 합니다. 방법을 아셨으니, 이제 학생의 특성에 맞추어 직접 작성해보셔야 합니다.


덧붙이자면, 인터넷을 긁어서 붙이는 자기소개서는 다 걸러낸다고 합니다. 챗GPT나 AI에게 물어봐서 나온 자기소개서도 걸러낸다고 하니, 어렵고 힘들더라도 직접 작성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급한 불부터 끈다고 부모가 써주지 마세요. 학생들이 해 봐야 늡니다. 이번에 회장 당선되는 게 끝이 아니잖아요. 낙선하면 어때요.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됩니다. 실패도 겪어야 성공도 하는 법입니다. 아이들의 좌절감을 우려해서 '실패를 통해 배울 기회'마저 부모가 앗아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굳이 이번에 완성을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게 중요하거든요.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습니다. 일단 써보기 시작하면 키워드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여러 날에 걸쳐서 하는 게 좋습니다. 좋은 생각이라는 게 자다가도 혹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다가도 불현듯 떠오르거든요. 좋은 글은 퇴고에 퇴고를 거쳐야 나오는 법입니다.


#. 부모님께 드리는 제언


선거철이나 입시철이 되면 곳곳에 메모장을 놓아주세요. 사실 365일 메모장을 놓아두시면 좋습니다. 아이가 수시로 끄적이는 그 힘이 아이를 세상의 리더로 이끌어 줄 겁니다. 손을 움직여 글을 적음으로써 두뇌를 자극시킬 수 있습니다. 잊히기 쉬운 찰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메모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위대하답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거든요.


다시 한번 학생의 당선을 (미리) 축하합니다.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엄마 안보라> 유튜브 https://www.youtube.com/@anc_mom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혹시 이 글이 반응이 좋다면, 유튜브 영상으로 회장선거에서 연설하는 법 등에 대해서도 풀어보겠습니다. (선거철이라고 하니 저도 공약을 남겨 봅니다.)


-공약은 빠르게 이행되었습니다.^^

https://youtu.be/PUqXj_mjO94?si=R73AimN_m55FXb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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