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7월 부트캠프 수료 후 바로 구직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가진 걸로는 어느 곳에서도 뽑아주지 않을 것 같아서 6개월을 혼자서 더 공부했다. freecodecamp.com이라는 사이트에서 자바스크립트를 다시 기본부터 익혔고, 생활코딩 이고잉 선생님의 리액트, 리덕스 강의를 정주행했고, 인프런 JohnAhn 선생님의 리액트, 노드 클론 강의를 시리즈별로 모두 구매해 수강했다. 그리고 부트캠프 과정 중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도 다시 시작해서 프론트, 백 모두 마무리해서 배포까지 할 수 있었다.
나는 지방에 살고 있고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개발공부를 시작하고 틈틈이 가고싶은 기업정보를 찾아봤는데 그렇게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 회사가 내가 구직할 시기에 구인을 할지 확실치도 않았기 때문이다. 22년 2월,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구직활동을 하며 전혀 손대지 않았던 기본적인 CS와 코딩테스트를 대비한 자료구조, 알고리즘 공부를 했다. 아무데나 걸려라 하고 포트폴리오를 뿌리고 싶지 않아서 내가 딱 가고싶은 곳 4군데에 포트폴리오를 넣었다. 나는 대학졸업 후에 장교로 군생활을 했고 전역 후에는 개인사업을 했어서 구직활동 경험이 없어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굉장히 초조했다. 결론적으로 원서를 넣은 4군데 중에 3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 연락을 받은 회사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다음 날 바로 면접을 봤다. 굉장히 바보같은 행동이었다. 그 기업에 대해서 공부할 시간도 필요하고 면접을 준비할 시간도 필요했는데 감정이 너무 앞섰나보다. 그렇게 부족하 채로 첫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 부트캠프 출신이라는 걸 굉장히 흥미로워 했고 노션으로 작성한 내 포트폴리오도 신선하다며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내가 했던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면접은 참 분위기가 좋았는데 면접 후에 코딩테스트에서 죽을 써버렸다. 5문제 정도 손코딩하는 거였는데 코드는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나와버렸다. 나오면서 아.. 여기는 아닌가보다 했는데 결국 첫 면접에는 합격하지 못했다.
두번째는 1:1 화상면접으로 진행이 됐는데 그렇게 좋은 기억은 아니다. 면접 시작 후에 인사만 하고 거의 한시간을 CS 관련 질문을 쏟아부었다. 조금 깊이있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했는데 거의 대부분은 대답을 한 것 같다. 면접관의 질문이 끝나고 내 질문도 받지 않은 채로 '수고하셨습니다. 합격 시에만 연락이 갑니다.' 하고 면접은 종료됐다. 면접이 끝나니 진짜 진(기운)이 다 빠졌다. 이 회사는 합격을 해도 들어가지 않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합격 연락이 왔지만 회신을 하지 않았다.
앞의 두 회사는 규모가 좀 큰 기업이었는데 반해 세번째 회사는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 답게 구인공고도 아주 세련되고 목적과 방향이 뚜렷하게 보였다. 내가 준비해야 될 것들이 무언지도 명확했고. 근데 내가 공부한 언어를 사용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그래서 왜 면접을 보자고 한 걸까 의아함과 불안함을 가지고 면접을 봤다. 면접관 세명과 나, 이렇게 면접을 봤는데 1명은 주니어 디자이너, 1명은 기획자, 1명은 개발팀장이었다. 개발관련한 질문은 딱 3개를 물어봤고 나머지는 전부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개발자 이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떻게 공부를 시작했고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등등. 세 면접관의 눈빛에 나에 대한 하트가 가득함이 느껴졌다. 면접은 정말 편했고 너무 좋았다. 면접이 끝나고 사무실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나를 데려갔고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과 인사도 나누고 잠깐 티타임도 가졌다. 마치 합격한 사람인냥.. 3일 뒤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내가 기대한 것 보다 높은 연봉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뚜둔. 드디어!
입사가 확정되고 내가 인프런에서 들었던 강의의 강사인 JohnAhn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다. 너무너무 감사해서. 선생님 강의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마무리 해서 입사까지 하게 됐다고. 며칠 뒤에 답장을 받았는데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며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보내주시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해서 피드백도 해주셨다. 진짜 짱..
입사한 회사와의 면접에서 개발관련 질문을 딱 3개만 했던 이유, 백엔드 개발자가 원래는 함께 면접을 봤어야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같이 보지 못했다고 한다. 백엔드 개발자가 압박면접 역할이었는데 나는 행운이었다고. 면접을 볼 때 기본적인 cs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3개를 제대로 대답한 면접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나는 완벽하게 대답했다.(물론 더 깊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면접관이 있었으면 내 수준이 뽀록났을 수도.
원래는 주니어 개발자를 1명만 뽑을 계획이었고 1명이 이미 합격한 상황에서 내 면접을 봤다고 한다. 근데 면접관 3명이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대표를 설득한 거라고. 개발팀장은 내가 차분히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으로 보였고 비록 다른 언어이더라도 충분한 포텐셜이 보였다고 했다. 나중엔 속았다고 계속 나를 놀렸지만.
22년 3월 그렇게 나는 스타트업에 입사를 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당탕탕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