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있다
일출
가을 일출은 자욱한 안개를 뚫고 올라오는 날이 많은데, 오늘 아침도 그랬다. 안개 뚫는 해의 모습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를 연상시킨다.
광명의 효능은
실체 없는
죄책
불안 초조 결핍 따위를
몽땅 지져버린다는 것
남은 하루는 이제 대충 살아도 된다.
모순이 주는 안정감
공무원: 아무것도 걸지 마!
공무원인 척하는 작가: 오케이, 어떤 건 걸어도 돼!
작가의 작품이 철거되었다. 내심 아쉬웠지만, 이곳 공무원들이 할 일을 하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나는 살면서 밴달리즘도 해보고 공무직도 해 봤는데, 둘 다 고단하고 아름다웠다. 모순이 주는 생기와 안정감을 받아들이다 보면 삶의 난이도가 내려간다.
영원한 미완성
달리기를 하다가 두 발은 땅에 시선은 허공을 향한 채 움직여 나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하늘과 땅 사이의 존재라는 것이
있는 그대로 내 몸속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