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엄마 Jan 17. 2024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하늘이 내게 말을 걸어올거야

마음이 급하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은 많은데 몸과 머리가 따라오질 않는다. 걸음을 걸어도 바쁘다. 다른걸 더 생각할 여유도 잃었다. 눈앞의 땅만 보며 앞으로 걷는다. 가끔은 그 걷는 시간에라도 폰을 보고 싶어서 눈이 폰을 향한다. 폰을 보다 발을 헛디디기도 한다. 아파야 내가 잘못하고 있음을 안다. 미련한 나 같으니라고. 


찻길을 건너기 위해 주변을 살피다가 하늘을 언제 봤더라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너는 오늘도 그곳에서 너의 일을 하고 있구나 괜스레 말을 건네본다.  이 지역으로 이사 오고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면 매일 다른 하늘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틈이 나면 베란다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녁이 되면 해지는 모습에 감탄했다. 앞 뒤 베란다에서 다른 모습의 하늘을 바라볼 때면 자연의 신비로움을 찬양했다. 밤이 되면 앞뒤 베란다의 다른 야경을 눈에 담느라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새벽에 일어나 해 뜨는 모습을 매일 카메라에 담았는데 어느새 익숙해졌다. 당연히 보이는 하늘이 되고 날이 추워 베란다 밖으로 나가는 일이 줄었다. 창밖은 아침 7시가 다 되어도 깜깜하니 밤이구나 싶고, 하늘은 그저 하늘일 뿐이다. 


의미를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나에게 소중함으로 다가오는 일과 당연하게 다가오는 것의 차이랄까? 하늘이 매일 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 삶의 변화도 매일 이렇게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는 숨이 차올랐다. 뭔가 변화를 가져올 것 같은 황홀함에 빠져들었다. 매일이 그렇고 그렇지 뭐라고 생각한 순간 숨이 막힌다. '똑같은 매일을 굳이 욕심내며 살아갈 이유가 있는가'라고 물으면 말도 막힌다. 


매일이 좋으면 조증이라 했다. 사람이 삶은 매일 좋을 수 없다. 고민을 만나고 그 고민을 해결하고 난 뒤의 만족감도 느끼고, 실패했을 때는 슬픔과 우울함, 자책도 나를 찾아온다. 내 앞에 놓은 문제를 하나 풀어보면 다음 미션이 선물로 온다. 하나 또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일상이 나를 찾아온다. 그렇게 살다 보면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가고, 십 년이 간다. 


매일 웃으면서 좋을 수는 없다. 하늘도 매일 파란빛 하늘만 계속 보여주지 않고, 잿빛 하늘을 보여주듯이. 잿빛 하늘에 우울하려 하면 다양한 구름 모습을 내보여주는 하늘처럼 내 삶도 매일 변한다. 죽을 듯 힘들어도 또 하루 버티면 웃을 일을 만날 테니 오늘도 엄마로, 직장인으로 버텨내기!! 당신의 오늘도 함께 응원한다. 지금 힘들면 같이 잘 버텨보고, 지금 행복하다면 그 기운 나에게 조금 나눠주길.

작가의 이전글 그렇게 밉던 그가 이해가 되기 시작하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