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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거스트 Jul 03. 2024

식혜 단술의 맛


단술

엿기름을 물에 불렸다가 채에 받쳐

가라앉히고 앙금과 찌꺼기를 분리시킨다


지어둔 고두밥에 걸러진 웃물을 따르고

밥알이 동동 떠오를 때까지 삭힌다


삭힌 밥과 엿기름 물을 냄비에 넣고

끓이면 식혜가 완성된다


지나치게 맑기보다는 앙금이 조금 섞여

적당한 혼탁함도 있고 설탕은 아껴 넣었더니

우리 집 꼬맹이 녀석 홀짝홀짝 목 넘김이 더디다


어느 식당에서 후식으로 마신 맛과는

확연히 다르고 낯선 맛에 표정이 복잡하다


그래도 은은한 단맛이 자꾸 당기는지

왔다 갔다 남김없이 주는 대로 마신다


다음에는 채반이 아니라

깨끗한 면포에 담아 주물러야겠다

보리 엿기름의 단맛이 더 깊게 우러나도록

정성을 다해 천천히 꼭꼭


처음이라 어설펐지만

내 입맛에 맞는 건강한 식혜 만들기는

나름 성공적이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마시니

든든하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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