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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LE Dec 12. 2022

[詩쓰는밤] 아직 비오기 전, 그 내음

어느 봄날, 엄마를 기다리며...

온 하늘이 잔뜩 찌푸린 날.

수증기 한 웅큼 집어삼킨

축축한 바람이 분다


이제 곧 비가 올 거라는

푸른 예감을 품은 채

아직은 차갑고

더러는 따뜻한

이른 봄바람이 분다


아직 비오기 전, 그 내음이

훅-코 끝을 스친다

살짝 비릿하지만 이슬을 머금은,

흙의 청량감이 깃든

비오기 전, 그 내음


처마 끝에 앉아

장 보러 읍내에 간 엄마를 기다리며

때 이른 봄비를 기다리며

찌푸린 하늘을 마냥 바라보던

소녀의 그리움으로


아직 비오기 전

그 바람과

그 내음을

반가이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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