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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 Sep 01. 2022

가벼운 만남, 진실된 만남.

어플을 통해 만난 사이, 진실된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저녁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이제 가을인가 싶다. 

계절이 바뀌는 만큼 필자 마음도 가을이기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인연에 대한 짧은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고자 한다. 


요즘 들어 인연의 소중함이 작아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 인연을 만나기 위한 방법이 정말 다양해지고 그 기회도 많아지는 만큼, 그 기회의 소중함을 많은 이들이 잊어버리곤 하는 것 같아서.


젊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법률사무소에 상담을 하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아니면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위해 데이팅 어플이라는 것을 많이 이용하는 듯하다. 10대, 20대를 불문하고 심지어 50대, 60대도 말이다. 약간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정말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손쉽게 인연을 만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때 즈음, 데이팅 어플 등을 통해 인연을 만나다 상처를 입고 필자에게 법률일 수도 아닐 수도 한 상담 요청 건이 정말 많았다.)

출처 : Pixabay


데이팅 어플, 진실된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데이팅 어플'을 통한 만남은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혹여나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를 '데이팅 어플'을 통해서 구할 것이라고 한다면, 만류하는 지인들도 많을 테니까 말이다. 


'데이팅 어플'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방법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에 데이팅 어플이란 방법을 통해서도 진실된 만남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알고 있는 지인을 통해서 만난 인연도 100% 다 모를 수 있고, 가볍게 스치듯 만난 인연도 나에겐 정말 천생연분일 수도 있으니까. 단순히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데이팅 어플'에서 진실된 인연을 찾는 것은 기타 다른 방법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단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서로의 연결고리가 '어플'이기에, 거리낌 없이 나 자신을 표현하고 진실된 사랑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을 철저하게 감추고 죄책감 없이 가벼운 만남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팅 어플'을 통해 진실된 인연을 만나고자 한다면, 그 누구보다 연애 경험 등 모든 레벨이 최상일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 Pixabay

유부남, 2년 동안 싱글 인척 나와 결혼을 약속하다.



비단 '데이팅 어플'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진지한 만남을 사칭하며 상대를 울리고 가벼운 만남을 지속하는 그러한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 역시 이와 같은 사례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대리하여 위자료를 받은 사례가 꽤 있으니까 말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데이팅 어플'의 경우에는 주변에 지인도, 사회적인 관계도 모두 다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야생이다. 만약 어느 정도 레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이 방법을 택해 진지한 만남을 생각했다면, 다시금 재고해 보길 바란다. 


필자가 대리했던 사건 중 하나를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데이팅 어플의 장점 중 하나가, 본인을 숨길 수도 있지만 본인을 전부 노출하여 나의 약점까지도 오픈하고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연결된 고리가 없기 때문에, 나의 약점조차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사람들이 보다 손쉽게 상대에게 끌리고 서로를 믿게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가 대리했던 분의 경우에도 그러하다. A 씨는 사실, 연애경험도 그리 많지 않고 인연을 만날 기회도 많이 없던 분이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하다 접한 어플을 장난 삼아 핸드폰에 설치하게 되었고, 그냥 속을 터놓고 '대화'만 하겠다고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A 씨는 대화를 시작하게 된 상대와 거의 매일 문자를 보내며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 전화를 하게 되었고, 그러다 영상통화까지 하게 되며 서로의 모든 것을 오픈하게 되었다. A 씨는 즐거웠다. 본인의 약점조차 거부감 없이 받아주고,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는 처음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A 씨와 상대방과의 대화는 1년이 넘게 되었고,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상대방은 A 씨와 오프에서 만나게 되었고 서로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어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이었고, 오랜 기간 대화를 나누며 진실된 만남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으니 말이다


거짓된 관계는 오래가기 어렵다. A 씨는 나날이 변해가는 상대방의 모습을 의심하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도 상대방을 사랑하고자 하였다. 이상한 낌새가 상대방으로부터 느껴지긴 하였지만 사랑이란 그 달콤함 속에 진실을 외면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A 씨와 상대방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지인들의 도움을 통해 상대방의 사소한 거짓말을 계기로 하여 상대방이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1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정작 오랜 기간 만나면서도, 그 사람이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A 씨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가족들에게 까지 소개를 다 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다행히도 A 씨는 용기를 내어 사과를 받고자 어렵게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실체를 낱낱이 알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로 찾아온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이, 그 모든 게 거짓이었다. 다행히 A 씨는 위자료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진실을 모두 알게 되고 사과까지 받게 되어 지금은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필자는 대리인으로서 의뢰인에게 상대방으로부터 위자료 승소를 안겨주긴 하였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모든 추억이 돈으로 배상되었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다.(사실 위 언급한 사례 외에 정말 유부남이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상대방을 속이고 싱글인 척 행세하며 사람의 마음을 모두 빼앗아가 버리는 일들이 너무 많고 그 정도에 따라 위자료 금액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보통 3천만 원 내외이기 때문에 너무 적기도 하다.)


이러한 사건들을 하다 보면, 의뢰인들은 정말인지 상대방을 사랑하였던 것 같다. 필자는 그렇기에 그러한 사랑을 거짓되게 물든 상대방들에게 꼭 사과의 편지를 요청한다. 금전으로 그 추억이 다 배상되긴 어려울 테니까 말이다. 




좋지 않은 사례만 우선적으로 하나 소개하긴 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데이팅 어플은 '수단'일뿐 잘못은 없다. 필자 주변에서도 데이팅 어플을 통해 진정한 인연을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고, 그 누구보다 잘 살고 있는 지인들도 많기 때문이다. 


출처 : Pixabay


진실된 만남, 그것은 행운일까. 



이처럼 만남의 경로가 다양해지는 만큼, 진실된 만남을 찾는 것도 정말 하늘의 별따기라고 생각한다. 비단 데이팅 어플뿐만 아니라 지인 간의 소개팅 등으로도 인연을 만나는 것이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사랑'이 무얼까, 과연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할까. 그것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 순간만큼은 서로 사랑한 건 사실일 테니까. 


또 진실된 만남을 찾아 불타는 사랑을 했었다 하더라도, 그 관계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진실된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진실된 만남이 어렵기에 많은 이들이 가벼운 만남에 중독되고 그 관계 속에서 사랑을 조금 체험해보고자 하는 게 아닐까. 진실된 만남은 그만큼 아픔도 크니까 말이다. 


이처럼 진실된 만남은 행운이기도 노력이기도, 

상대방의 진실된 마음을 가벼운 생각으로 상처 주는 일이 없었음 한다.


오늘은~ 잠이 오지 않아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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