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원으로서 일하기 위한 조건
법률사무소 내지 법무법인의 직원으로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런치
<브런치 글을 열심히 쓰기로 했었는데, 본업이 바쁘다 보니 글 작성이 쉽지 않다. 그래도 2023년에는 꾸준히 쓰려고 다시 다짐을 해본다. 오늘은, 나 또한 MZ세대이지만 법률사무소의 대표로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시대가 변했음을 체감한 것을 기록하고자 한다.>
나는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데, 특히 법정 드라마는 더욱 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변호사로서의 모습이 어떠한지 간혹 궁금할 때가 있어, 드라마 몰아보기를 유튜브로 찾아서 볼 때가 있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쉬는데 일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 보다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직까지도 변호사의 이미지가 화려하고 예쁘고 도도하고, 멋있는 이런 모습으로 나와서 아직까지는 드라마는 역시 드라마인 느낌이다.
이러한 드라마가 최근 유행해서인지, 변호사가 아닌 법률사무원으로서 법조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젊은 분들이 많이 늘고 있다. 법률사무원만을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처음부터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법률사무원을 꿈꾸고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조금 다를지라, 드라마 속 주인공 등을 꿈꾸고 지원했다가 3개월도 채 마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도 사실이기에 오늘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법률사무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을 갖춰야만 할까.
출처 : Pixabay1. 변호사만이 아니라 법률사무원도 그만큼의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한 매우 특수한 직업이다.
법률사무원은 변호사가 하는 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전문 직업이다. 단순히 드라마 속 변호사가 일하는 것만을 보고, 변호사의 스케줄만 체크하면 되는 비서 업무로 생각하였다면 큰 오산이다. 법률사무원이 변호사와 한 팀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업무에 대해서 정확히 숙지해야 효과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은 법률사무원을 지원하면서, 단순 재판 스케줄 관리와 서류 정리만을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으로 지원한 사람들은 사건에 대해서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서 3일도 채 지나지 않아 퇴사하곤 한다. 특히 MZ세대 같은 경우에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중요하시 하기 때문에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단순 업무만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그러한 일을 하다가도 어려움을 느껴 퇴사를 한다(이 부분은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아닌 경우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출처 : Pixabay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수년 전에는 사법고시, 현재는 로스쿨 이후 수습기간을 거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즉, 1-2개월의 단순하고 얕은 법학지식으로는 그 전문 분야를 수행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적게는 3년 많게는 10년 그 이상을 공부하기도 한 그러한 분야이다. 지금은 변호사가 너무 많아져서 그 노력에 대한 가치가 많이 하락한 느낌이지만 요약하면 법률서비스를 한 명의 변호사가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의 수년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원의 경우 이러한 깊은 노력까지는 필요하지는 않다고 가정하더라도, 변호사와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변호사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정확한 서포트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 복사, 서류 정리, 일정 관리 등 사무직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법률사무원이 되기를 희망한다면, 한번 더 곰곰이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출처 : Pixabay2. 사람들의 아픔과 고민을 다뤄야 하는 만큼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변호사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민을 다루는 사람이다. 즉 좋은 경우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닌 고민 속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이 된다. 법률사무원은 그러한 변호사와 한 팀을 이루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법률사무원 역시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일단 법률사무소에 전화를 하며 문의를 하는 의뢰인들 중에 고민이 없는 사람이 없기에 일차적으로 그러한 의뢰인들을 마주하는 법률사무원의 책임감이 크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단순 비서 업무 즉 단순 전화 안내 업무만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적인 상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 중에도 어려운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법률사무소 내지 법무법인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단순 전화 업무만으로도 굉장히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예상하고 화려한 변호사 업무만을 생각하고 사무실에 지원한 친구들은 처음 이러한 단순 안내 전화만으로도 굉장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렇기에 단순 비서 업무라 하더라도 법률사무소 내지 법무법인에서 요구하는 역할은 사람들의 아픔과 고민을 다룰 수 있는 책임감과 센스가 굉장히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이 된다.
출처 : Pixabay3. 한 번의 실수로 큰 손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꼼꼼함을 필요로 한다.
법률사무원의 업무 중의 하나가 공통적으로 재판일정을 관리하는 스케줄 관리이다. 단순히 재판일정을 관리한다고 한다면, 쉬워 보이겠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일정 그리고 항소, 상소 일정 등 여러 기일을 맞추고 챙겨야 하는 역할이다. 만약 그 스케줄을 놓친다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그리고 인신구속이 될 수 있는 여러 최악의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꼼꼼하고 세심한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법률사무원을 지원하는 친구들 중에 그러한 꼼꼼함을 능력으로 한 친구들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면접을 볼 때, 그러한 능력이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채용을 하고 있다.
내가 변호사시험을 준비할 때에는 법률 문구뿐만 아니라, 형식 그리고 기일 체크 등 여러 가지를 계속 반복적으로 실수하지 않도록 트레이닝을 거친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지금은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만큼 법률사무원 역시 그러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출처 : Pixabay4. 드라마 속 비서가 하는 일처럼 단순 리셉션 업무로 생각했다가는 정말 힘들다.
여러 가지 말을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은 드라마 속에서 단순해 보이는 그 역할 역시 실제로는 많은 노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 비서 역할이라 하더라도 많은 전문성을 요하는 것인데, 법률사무원으로서 변호사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이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정도의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안타까운 것은 법률사무원을 양성하는 학원에서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실제 법률사무원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학습하지 못하고, 변호사가 무엇을 하는 일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강의만 듣고 실전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위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되면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여 전문성을 기른다면, 변호사 못지않은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러한 능력을 갖춘 전문적인 법률사무원이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 그래서 최소한 나와 함께 하는 법률사무원의 경우에는 항상 공부하고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도움을 주고자 아끼지 않고 있다.
출처 : Pixabay최근에는 채용절차를 계속 진행하며, 이러한 이해 없이 이력서도 대충 적은 채 편하게 일하고 싶어요라며 면접단계에서부터 단순 복사랑 일정체크만 하나요?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너무나도 아쉽다. 바쁜 일정 중에 면접 일정을 내기 위해서 나 또한 무한의 노력이 들어가는 상황인데, 면접을 진행하며 이러한 꿈을 꾸고 있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그 과정에서 설명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아마 법률사무원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오늘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 단순 전화업무만을 희망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법률사무소에서 다루는 일들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쉽게만 생각하고 접근했다가 실상을 접하고 돌아서는 사람들도 많아서이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이러한 절차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채용공고도 세분화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편이다.
오늘은 퇴근하기 전, 혹시나 법률사무원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 그들을 위한 글을 작성해 보았다. 도움이 되었으면!
#권희진변호사#오승법률사무소#권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