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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ap Apr 04. 2024

밤의 나뭇가지

 하루 해가 지고 밤이 오면 나에게도 밝은 빛에 숨겨놨던 어두움이 또렷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정이 넘어가기 전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은 피곤함이 아닌 나의 밤에 돋아나는 연약한 나뭇가지를 못 본 체하기 위함이라고. 그 가지들이 뾰족뾰족 돋아나 또 힘없이 부러지기를 반복하는 그 시간들을 들키지 않기 위함이라고.


보고픈 이가 지나간 밤의 자리에는 그 연약함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꾸만 모습을 드러낸다. 애써 숨기고 싶은 나의 밤의 나뭇가지는 오늘도 뾰족뾰족. 또 혼자서 부러질 거면서 뾰족뾰족. 이럴 거면 얘기하지나 말지 뾰족뾰족. 그냥 그 마음 아무 데나 버리고 말았어야지 뾰족뾰족.


그렇게 툭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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