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 감독과 놈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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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감독은 술자리를 뿌리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근처까지 무사히 왔다. 하지만 그는 집을 코앞에 두고 호프집 문을 열어젖혔다. 다른 손님은 없었다.
- 사장님, 여기 소주 한 병하고 어묵탕 주세요.
성 감독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소리쳤다. 딱 한 잔만 마시면 울화가 좀 가라앉을 것 같았다.
첫 잔은 마지못해 마시는 것처럼 조금씩 베어 먹었다. 몇 년 동안 끊은 술이어서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장 스텐트를 세 개나 했고 여전히 아스피린과 다른 심장약을 한 주먹씩 먹는 처지여서 죄책감도 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잔을 비우고 나자 조심성과 죄책감은 희미해졌다. 그는 세 번째 잔을 따라서 단숨에 들이켰다. 그제야 어묵탕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어묵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소주 한 병을 다 비웠다.
아련한 첫 섹스처럼 담배가 생각났다. 드라마 방영이 시작된 뒤로 담배 생각이 부쩍 잦아졌지만 그럭저럭 잘 견뎌왔다.
- 사장님, 여기 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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