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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Recruiter Nov 11. 2022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른다

씨앗 부린 땅에서 새싹이 필 때까지 기다리자

이번 일주일 동안, 유별나게 '인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일이 많았습니다. 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대내외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인연을 맺습니다. 인연을 맺는 속도나 깊이는 리크루터의 성향과 노하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새롭게 맺은 인연이 항상 채용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소싱한 인원만 보고 생각해보더라도, 전체 소싱 인원 중 콜드콜(후보자와 첫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회사 및 포지션 설명, 후보자가 해온 업무에 대해 들어보고 어떤 역량을 지닌 분인지 알아보는 통화를 의미합니다.) 전환율이 올해 약 6%입니다. '겨우 한 자릿수 퍼센트이네?' 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소싱-콜 전환율 목표를 3%로 잡은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 이 수치도 낮은 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이만큼 컨택에 성공하는 확률도 한 자릿수이니, 성공보다는 실패 경험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단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채용 실패일지 몰라도, 장기적인 호흡으로 생각해본다면 하나의 씨앗을 뿌리고 키워나가는 과정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1. Meet-up, and Meet you at Greenlabs


그린랩스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밋업행사 'Dev Dive'를 열었습니다. 


백엔드, 그리고 프론트엔드 양일 간에 걸쳐 행사를 진행하였는데요. 여기에는 주니어 레벨의 개발자부터 시니어 레벨까지 그린랩스 그리고 그린랩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함수형 언어(Clojure, ReScript)에 관심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 중에는 제 동생의 친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의 지인을 만나는 것도 신기한데, 무려 제 친동생의 친구라니요. 비록 지금 당장 지원할 수 있는 포지션은 없지만, 분명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이어갈 여지가 있는 소중한 인연임은 확실합니다.


이 친구 외에도 이 행사에서는 100명이 훌쩍 넘는 소중한 인연들이 그린랩스와 맺어졌습니다. 이들과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재회하게 될지 기다려집니다.



2. 생각을 정리할 뿐인데,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짧은 글을 통해 공감대와 의견을 나누는 순간 순간에도 인연이 맺어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 글을 보고 먼저 링크드인 일촌을 걸어주시기도 하고, 심지어 그린랩스에 대해 관심이 가게 되었다며 지원의사를 밝혀오기도 합니다. 특정 주제에 대해 인사이트를 주고 받으며, 제가 알지 못 했던 부분을 알려주시기도 하고요. 사실 이렇게 콘텐츠를 중심으로 발생한 인연들은 단편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휘발성이 강하고, 그 당시 그 순간에만 잠깐 이야기 나누고 'Bye bye' 인사 나누는 정도로요.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씨앗을 심는 과정이었고, 이번 주에 작은 새싹이 피어오른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린랩스의 한 실장님이 슬랙으로 저를 찾습니다. 


A실장님: 은아님, 은아님. 혹시 문정(그린랩스 본사 위치)이세요?

은아: 흑, 저 오늘 재택이요... 무슨 일이신가요?

A실장님: B사의 OOO님 아셔요? 본사 방문하셔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은아님과 링크드인으로 대화 하셨었다며 뵐 수 있는지 여쭤보셔서요.

은아: (!!!!)


약 2개월 전 제 링크드인 글을 보고, 먼저 링크드인 DM을 보내주셨던 분이 그린랩스 본사에 방문하였다가 저를 기억하시고 찾으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링크드인으로 잠시 이야기 나눴을 때에도 그린랩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감사하게도 제 글에 좋은 피드백을 남겨주셨었는데요. 저는 그 짧은 대화가 그 순간에 그치고 그대로 지나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소식을 접하게 될 줄이야!


부끄럽게도 가끔씩 제 글을 접하시고,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저를 찾아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번에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니 사뭇 반가우면서도 다시 한 번 감사했습니다. 찰나의 인연도 언젠가는 싹을 피우고 다시 바라보게 될 날이 온다는 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네요.



마주하고, 스쳐갑니다. 이야기 나누고,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작은 인연의 씨앗도 언젠가는 우리가 알지 못 하는 형태로 싹을 피우게 되어, 더욱 깊이 있는 향기를 품은 관계로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아, 어쩌면 이것은 꼭 채용이라는 일에만 적용할 점은 아닐지도 모르네요. 그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관계가 그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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