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어려운
오랜만에 장기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얼마 시작하지 않은 글쓰기도 잠시 OFF 하고 다녀온 휴가였습니다. 휴가를 다녀온 후 바로 업무에 복귀하니 피곤하기도 하고, 여독이 남아있어 여기저기 몸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 마음 셋팅은 휴가 전에 비해 훨씬 성장하고 건강해진 것을 느낍니다.
시야를 넓히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시야가 넓어진다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고, 서로 연관이 없는 것들 간의 콜라보를 창작해낼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아무래도 일상에서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됩니다. 여행지가 국내이든, 해외이든 상관 없습니다. 이 경험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마음 속으로 여러 번 되새겨 봅니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기분을 상기해봅니다. 신선함, 여유로움, 기쁨, 미(美)에 대한 감탄, 인간의 유약함, 자연의 위대함 등등 사람마다 다양한 것들을 느끼겠지요.
이 경험과 감정을 일상으로 가져와봅니다. 일 안에 매몰되어있다 보면, 높은 목표와 짧은 기한에 허덕이게 되고 주변 resource를 돌아볼 여유를 잃게 되곤 합니다. 시간과 업무량 그 자체에 함몰 되어버리는 것인데요. 이 때, 여행에서 느꼈던 '한 발자국 멀리에서' 봤던 경험을 일에 적용시켜 볼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핵심 문제는 무엇이며, 내가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나 혼자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지, 혹은 협업이 필요한지. 협업이 필요하다면 어떤 형태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지. 무작정 이 일은 어려워, 힘들어, 너무 벅차- 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보다 건설적인 고민과 전략을 짤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 번에 되지 않고, 휴가 직후에만 반짝 가능했다가 다시 쏟아지는 업무량에 다시 함몰 되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꼭 휴가를 다녀와야지 이 여유로움과 넓은 시야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성향적으로 이걸 좀 더 쉽게 하는 분들도 계시고, 아무리 휴가와 휴식을 취하고 온다 하더라도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게 더 편한 분들도 계시죠.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다만, 뒤에서 멀고 넓게 보는 것이 쉽든 어렵든 도전을 해보느냐 그저 관성에 따라 움직이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한 것 같다면, 한 번 휴가를 다녀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회사 사정상 장기 휴가가 어렵다면, 짧게라도 다녀오세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