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남의 기대와 시선에 맞춰 살아왔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실망시키기 싫어서, 스스로를 억누르며 애썼던 시간들이 쌓였다.
그렇게 남의 기준에 내 마음을 맞추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 감정이 무엇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게 됐다.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내 마음은 점점 뒷전이 되었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생의 힘든 순간마다 가장 먼저 상처받는 건 나 자신이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주는 것도 결국 나 자신임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나는 조심스럽게 나와 대화를 시작했다.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일까?’ ‘진짜 내가 바라는 건 무엇일까?’ 가끔은 일기를 쓰거나, 산책을 하면서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 쉽게 사라지진 않는다.
어릴 적 가난했던 기억,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던 외로움, 남과 비교하며 움츠러들었던 감정들.
그런 과거의 나를 미워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의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고, “괜찮아, 정말 고생 많았어”라고 토닥여주고 싶었다. 내가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연민하는 것조차, 이제는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자기돌봄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때론 힘을 빼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 몸이 피곤할 땐 잠시 쉬어가고, 마음이 힘들 때는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을 내리는 것.
나는 이제야 조금씩 나에게 관대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남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베풀던 다정함과 위로를,
이제는 내게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자기이해와 자기돌봄의 과정은 결코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이유 없는 불안이 덮쳐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안의 어린아이를 다독인다. “괜찮아, 다 지나갈 거야.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완벽하지 않아도, 실수투성이여도, 그 모든 모습이 나의 일부임을 인정한다.
힘을 빼고, 대충 살아도 괜찮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남들과 똑같이 잘해내지 않아도, 내 속도대로 걸어도,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 자기돌봄은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 하루, 나에게 작은 다정함을 건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내 안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 감정을 존중해주려 노력한다. 남의 기대와 시선보다 내 마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연습한다.
내가 나를 지키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오늘도 나는 나를 위한 작은 다정함을 실천해본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며, 내 삶의 주인이 되어간다.
자기돌봄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바로 그 마음, 그 다정함이 매일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힘을 빼고, 대충 살아도 괜찮다는 걸 조금씩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