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먼지가 쓰는 글

나 글쓰기 응애

by 만자

세상은 넓고 잘하는 사람은 많다.

나의 글을 글쓰기 모임 메시지에 올리기 전 나는 내가 쓴글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정들 때까지

계속 읽어보았다.

‘그래! 이 정도면 괜찮아 보여!’

그렇게 자신감이 차오른 채 모임에서 꺼내놓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나는 아주 많이 겸손해진 작은 우주먼지가 되었다. 어떤 글은 영화 같고, 어떤 글은 재미있게 읽힌다. 또 어떤 글은 뽀송뽀송하게 잘 말린 수건을 만지는 것 같다.

내 글은? 글쎄, 잘 모르겠다. 자신감이 금세 콩알만 해진다.
내가 쓴 이야기는 테니스공 크기만 한 찰흙 덩어리 같았다. 작가님은 ‘더 풀어서 써보라’라고 하셨다.

실타래는 풀면 되지만, 이건 찰흙인걸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조각가의 마음으로 글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덩어러진 있는 내 생각들을 깎고 다듬어갔다. 너무 깎았다 싶으면 찰흙을 다시 조금 붙여놨다. 그러다가 더 쓸 게 없어져서 깜빡이는 커서만 보다가 머릿속을 뒤져보고 휘저어본다. 잡히는 게 없자 핸드폰에 자꾸 시선이 간다. 작가들은 이런 경험을 자주 하는구나! 그들에게 글쓰기란 ‘업’이니까. 재미있는 경험이다.

충분히 쉰 것 같으면, 스스로 작은 태풍을 만들고 생각들을 헤집어 놓는다. 그리고 머리를 뒤집어 탈탈 털어버린다. 나의 정신머리도 같이 털린다. 다 털어놓은 조각을 집어 들어 퍼즐을 맞춰본다.

엉성하지만 이게 글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수있는 형태가 만들어진다. 볼품없어 보이지만 이건 내 작품이다.

내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다.

이걸 좀 더 잘 가꾸고 싶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올라오는 모임 사람들의 후기들과 다른 작품들 속에 느껴지는 압박감. ‘나도 빨리 올려야 하는데’ 하는 조급함.

근데 이것들이 마냥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

글을 쓰겠다고 해놓고 계속 미뤄왔다. 필사만 해놓으며 ‘그래도 뭔가 했다‘ 며 자기합리화만 했다. 준비만 하고 연습만 해서는 실력이 자라는 건 아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지만 티끌만 모아서 언제 다 할까? 좀 더 욕심을 내려면 연습한 결과를 끄집어내야 한다. 자야 할 시간이 한참지났다. 내 글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과정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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