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L Night Sep 26. 2024

학창시절 학교폭력, 이젠 이해해

온라인으로 이어졌던 따돌림

친구 없는 왕따, 찌질한 찐따, 은근히 소외되는 은따 그것도 모자라 전교생 대상으로 전따

내게 붙었던 따돌림의 방식은 다양하고 가지각색이었다.

타인이 소외되는 모습이 싫어 먼저 다가갔고, 괴롭힘 당하는 모습이 안스러워 먼저 나서 말렸던 초등학생 1학년, 누가보면 '왜 나서지?' 싶은 상황이라도 먼저 솔선수범해 영웅 행색하기 좋아하던 그 당시의 8살 여자 아이가 나였다.


자주 아파서 친구를 못 사귀고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얼마 못 지내고 끝내야 했던 과거.

초등학교 입학 한지 얼마 안돼 많은 일을 귀찮아 하면서도 솔선수범 나서왔다.

내가 졸리다 해도 참고 솔선수범하게 나서는 것. 그래야만 피곤해질 상황도 없고, 누가 다치거나 아플 일도 없다고 생각 했었다.

나만 피해 보면 모두가 행복해질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모두가 날 친구로 생각해주리라 믿었었다.


나서서 돕길 좋아했고, 처음 만나는 교실 친구들 모두를 좋아했다.

비록 그들은 날 험담하고, 불러내면 화난단 이유로 내 책임이 아닌 일들까지도 가르치려고만 했고, 친하지 않아도 시비를 걸 상대가 없음 내게 와서 시비를 걸었다.


단지 선생님이 혼내서, 심심한데 딱히 하고픈 것도 놀 사람도 없어서, 그냥 보기만 해도 불만이라서, 만만한 상대가 없어서 등등..

그런 사소한 이유들이 모이고 모여 늘 내게 향했던 것들이

점차 나름의 이유란걸 만들어서 향하기 까지 했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그냥 싫어서, 다들 괴롭히니까, 그게 당연한거니까 등등

결국 나를 상대로는 어떤 이유든 다 갖다 붙이고 다들 싫어하는 존재가 되었다.


난 억울한 오명을 써서 풀려고 불러내 한 이야기가 오명을 씌운 친구는 울어버리는 계기가 됐고, 주위 지켜본 많은 친구들 중 유독 그 친구랑 친한 친구들은 더더욱이 단체로 날 찾아와 괴롭히다 못해 계단에서 밀고, 청소시간에 오물을 내게 엎고, 식판을 내게 쏟고, 가면서 툭툭 치는걸 넘어 밀치고, 온갖 행패를 부렸다.

심각한건 수업 중에도 선생님의 눈을 피해 내게 칼이나 각종 위험한 것들을 들이밀기도 하였고, 그냥 싫단 이유로 위협해 왔단 것이다.


그래도 난 나만 참으면 다들 나이가 들어 사과하거나 관계가 개선될 줄 알았다. 난 그럼에도 속상해 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도우려고 나섰으니까. 그게 오만이나 그들을 업신 여기는 위선으로 비춰질 것도 모르고.


단체 사진을 찍어 선생님이 모두에게 공유해주셨다.

난 사진 속에서라도 처음 친구들과 함께한 사실이 기뻐 그 단체 사진이 너무 좋았고, 카카오스토리 배경으로 설정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걸 본 친구는 저녁 늦게 사진을 내리라고 카카오스토리에서 쪽지를 보냈고, 카톡으로도 불쾌하니까 사진 좀 내려달라는 여러 친구들의 연락들이 빗발쳤었다.


왜 내려야 하는지 물어보면, 자기가 못생기게 나온거 같아 기분 나쁘다고 싫다고 하는 이유였지만...

내가 내리고 나서 이후에 내게 불만을 토로했던 아이들의 친한 친구들은 모두 단체 사진을 게시했다, 그 사진 속에 나는 잘려서 지워지거나 가려진체.


내가 그대로 올라간 사진은 악플과 함께 사진 가리라고 별로라고 내 이름을 명확히 쓰지 않고도 특정인 누구씨를 지목한다면서 그 특정인을 지우고 올리라고 자르거나 스티커라도 붙이라는 등의 이야기가 올라갔고, 이후 사진은 늘 수정됐다.


난 그들의 단체사진, 심지어는 졸업사진에도 전부 가려지거나 없어졌다.


초, 중, 고 전부 나란 존재는 그들에게 사라지고 남은 친구들 마저도 내가 그냥 싫다고, 내가 친구가 없으니까 어울려 준거라고 하는 아이를 따라 나를 끊어내고 서먹해지기 시작했고, 나 또한 그 아이를 중점으로 있는 모든 친구들을 의심하고 거리두게 되었다.


남는 사람은 없었다.

이해는 한다, 당시의 내가 눈에 띄니까 그게 싫었겠지.

그게 그 아이들의 눈에는 이상했고, 오만스럽고 낯설었겠지.


중학생 졸업을 앞둔 때에 초등학교때 일에 대해 당시 유독 괴롭힌 몇명에게 사과를 요청하니 그들은 일관된 태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른 아이들이 먼저 했다고, 내가 이상했었으니 그랬다고, 기억이 안나지만 그런 일을 겪은건 다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이유가 없던건 아니지 않냐고, 사과를 하는 친구 몇명 마저도 자긴 더 기억도 안나고 관여하기 싫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면 되돌리지도 못하는데 혼자 그냥 잊고 벗어나라고.


난 그들을 이해한다.

다만 두번 다신 상종 하진 않으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