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L Night Oct 05. 2024

학창시절 학교폭력, 무시하지 못할 단 한명

가해자와 피해자와 방관자와 지지자

학교폭력의 원인은 가해를 하는 학생, 피해를 받은 학생, 그런 상황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방관 학생으로 나뉜다.


난 그 부류 중 무시하지 못할 한 종류를 더 추가하고 싶다.


가해 학생들의 횡포가 나날이 늘자, 너무 개입하면 자신이 당할 것을 알면서도 피해를 받던 나를 돕고자

내가 자주 다니던 도서관에서 날 찾아왔고, 무슨 일 있음 말하라며 자신이 선생님께 대신 이야기 해주겠다고 힘들면 도움을 청하라 하였다.


당시 그 친구와 나의 나이는 10살.

10살이 낼 수 있던 최고의 용기를 내게 보여주던 아이였다.

줄곧 학교에서도 착하고 모범적으로 알려져 선생님들의 칭찬을 한번도 빼먹고 들은 적 없는 소위 말하는 우등생.


그 친구는 내게 개인적으로 찾아와주어 다른 친구들 몰래 도와주려고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었다.

누가 먼저 괴롭히려 했는지, 누가 내 편을 들어주려고 말렸었는지 등.


그러나 많은 친구들 앞에선 특히 가해 학생들 앞에선 내 편이 되지 못한체 내 편인 적 없던 마냥 그 학생들과 어울리며 날 무시해야 했다.


사실 그 편이 그 아이에게 안전한 선택이었고, 난 그를 원망한 적도 원망할 일도 없었다.

그 아이는 내게 오면 사과도 하고, 너무 심했다 싶으면 눈에 안보이려고 고개를 숙이며 도망치기도 했다.

조금은 안스러울 정도로 미안해 하는 모습에 고마움과 함께 도리어 내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나만 당하면 되는데, 타겟이 나한테만 향하면 되는데

그게 아니기에 다들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고

나서고 싶어도 무서워서 나설 수 없구나.


주변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눈치껏 끊어내야 했다.

그 친구들도 나 때문에 힘들어 질테니까.

나를 도와주려는 친구를 외면해야 했다.

그래야 그 친구들이 들켜서 또 다른 피해 학생이 되지 않을테니까.


난... 친구를 사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그렇게 친구를 사귀는 법이 아닌 친구를 멀리하는 법에 익숙해 졌다.


나를 도와주려던 그 몇명의 학생들 이름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은인으로 남아있다.

비록, 그들도 가해 학생들과 어울려 내 욕을 함께 했지만, 그 또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알기에

난 어두워진 세상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고 믿을 수 있었다.


너무도 예쁜 내 자식들, 똑똑하고 건강히 자랐음 하는 아들 딸들이

모두가 잠재적 가해자이자 잠재적 피해자라 하면 세상 그 어떤 부모가 잠자코 볼까...


"당신 자녀분은 잠재적 가해자에요, 가해를 하지 않음 피해자가 되겠죠."


분명 그런 말을 그냥 듣고 있을 부모도 교사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점점 어둠속에서 이뤄지게 되는 학교폭력의 실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창시절 학교폭력, 선생님은 대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