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단계 4 : 전문가와 외주의 활용

일단은 묻고 답을 얻은 후 지출 범위를 결정한다

by 워너비 아티스트

처음부터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성격의 일에 나는 초보이고 무경험자라고.

그렇다면 당연히 경험자, 전문가의 의견을 찾을 수밖에 없죠.


전문가 물색. 그리고 파트너 선정

저는 정원 레노베이션을 결정하고 곧 세 명의 정원사(두 조경 컴퍼니와 한 명의 프리랜서)에게 똑같은 의뢰를 했고 견적을 요청했습니다. 사계절 내내 꽃이 피어나는 비옥한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요. 처음 답을 해준 곳은 가장 빠르고 가장 싸게 모든 정원을 싹 다 해주겠다, 는 식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답인데, 저는 이렇게 번개같이 왔다 가는 방식을 원하지 않았아요. 좀 신뢰가 어려울 만큼 과장같기도 했고요.


두 번째가 좀 큰 회사였는데 처음부터의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 맘에 들었어요. 조경 전문가가 와서 정원을 꼼꼼히 보고 저와 2-3시간을 이야기를 나누었죠. 제 폭풍질문에 모두 답을 해주었고 되도록 많은 부분을 스스로 익히며 하고 싶어 하는 제 의도를 잘 이해해 줬어요. 세 번째 정원사는 한 달이 넘도록 바쁘다고 연락을 피하더니 기회를 놓치고 나중에 거의 빌다시피 했는데, 저는 이미 마음을 정한 후였구요.


저는 받은 제안 중 가장 비용이 비싼 곳인 두 번째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제 모든 구두 및 이메일 질문에 정성껏 답해주는 컨설턴트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든 과정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곁들여 설명해 줘서 납득이 갔죠. 지식이 쌓였구요. 저에게는‘정원 선생님’ 이 생긴 셈이었어요


전문가와의 대화는 내 할 일 목록(To-do list)의 실행 순서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통찰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i) 꽃을 많이 피우려면 나무를 쳐내서 햇빛이 들어올 길을 먼저 터줘야 한다. ii) 베어낸 나무를 파쇄한 칩은 훌륭한 멀칭(Mulching, 토양 피복) 재료가 된다(따로 사려면 꽤 비싼 재료입니다). iii) 토양을 개선하기 전에 반드시 잡초부터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이런 앞뒤 관계를 이해하고 나니,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간순에 따른 실행 목록을 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가드닝은 매 월 할 일들이 엄청 많지요. 1년이라는 사이클 또 계절이라는 큰 그림을 이해하면서, 매일매일의 할 일을 해 나가야 합니다.


예산 수립: 치밀한 계획, 그러나 유연한 대응

Screenshot 2026-03-11 at 08.44.32.png 할일들을 정리한 후에는 각각에 들어갈 비용 역시 산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전문가의 도움 또는 견적을 참고해 할 일 목록 옆에 구체적인 비용이 숫자로 적히기 시작하면, 무엇을 '지금' 하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룰지 냉정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첫해 봄에 정원 관리 업체를 고용해 집중적으로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여름, 계획표 '정원초기작업' 섹션에 있던 1번부터 2번까지의 작업을 업체에 맡기고, 3번은 주로 스스로 하면서 실행에 옮겼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잡초를 뽑았고, 토양 개선 작업이 끝난 뒤에 심을 식물을 고르기 위해 매일 밤 가드닝과 식물 지식에 관한 책을 읽었지요.


그해 여름부터 정원의 한 코너에서는 훨씬 더 풍성해진 꽃들을 즐기기 시작했고, 이걸로 자연스럽게 취미 꽃꽂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시작의 단계에 전문가의 도움을 투입하니 진행을 하는 맛이 나고 덜 지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해 10월, 저는 꽃 스튜디오를 만들기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천장에 창을 내고, 선반 작업 등을 위해 목수를 고용해야 했으니 피할 수 없었지만, 내부 벽면 페인트칠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해냈습니다.


이렇게 시도해 보세요

갭 또는 결핍 리스트에서 유난히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과연 내가 혼자 다 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는 부분의 전문가나 외주 업체를 찾아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일의 견적을 먼저 받고 발주를 해도 상관이 없으니, 견적을 받아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모르는 부분을 채워가세요. 물론 동시에 가장 믿을만한 파트너 업체도 선정하고요.


리스트의 다른 부분도 보면서, 그것들을 해내기 위해 나의 몸과 시간으로 최대한 때울지, 아니면 시간을 아끼고 외주 비용으로 해결할지는 본인의 전반적인 재무상태 또 시간투자 가능성 등을 보면서 결정하면 됩니다.


저는 회사를 나온 후, 그리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아주 시간이 넉넉했던 수 개월의 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많은 걸 제 힘으로 했어요. 시간이 돈보다 훨씬 많이 남아서 그러기도 했지만, 배워두면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거란 판단도 있었구요.


3단계와 4단계를 통해 내가 할일과 남에게 시킬 일을 분류하고, 하나씩 해 나가는 겁니다. 화이팅!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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