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향기는 떨어지다

by 한영옥

과했던 즐거움과 애정은 빨리 식어버렸다. 1년전 문득 다가온 친구, 외향적인 친구의 말과 행동으로 급속도로 친해져 버렸다. 이렇게 빨리 불타오르면 분명히 빨리 식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는데 다가올 폭풍우 보다 그 순간의 즐거움이 더 컸기에 알지만 조절하지 못했다.

전화 잘하고 놀자고 잘 하고 우리의 우정을 표현해 주는 그 친구와는 다른 나이다. 쑥쑥 들어오는 친구의 쾌활함은 잔잔했던 내 삶의 롤러코스터 였다. 그런 장단에 힘입어 나도 그 친구에게 온갖 베품을 하며 좋은 사람으로 전락해갔다. 나도 모르게 끌리는 내 마음을 기분대로 휘저어 댔다. 서로에게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순간도 훅훅 지나치고 말았다.

그렇게 너와 나는 누가봐도 베스트프렌드이네 하는 모양새로 1년이 지났다. 연인이라면 꽁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난 모든 걸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이제 그만하고 싶었다. 에너지가 고갈 되고 난 더 이상 그 친구의 장단에 맞출 수 없게 되었다. 잠시 전화하지 말고 기달려 달라고 했다. 좋았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내가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진했던 친구 사이가 더 이상 좋지만은 않았다.

서로의 경계를 지나치게 넘나들며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자꾸 상대의 탓을 하며 정많은 그녀를 나쁜 친구로 만들어가는 내 모습도 보았다. 서로의 속도가 다르고 성향이 달랐을 뿐이다. 그 동안의 1년의 추억이 달콤했다. 그리고 고맙고 미안한 순간들도 많다. 비록 1년이었지만 베스트 프렌드는 분명했다. 다시 또 관계의 거리에 관해 생각해 본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친하기에 즐거움도 생기고 거기에서 문제거리도 발생한다. 늘 건강한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지만 그것 또한 욕심이다.

몇 일전 그녀에게 전화와 문자가 왔다. 아직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나는 그에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가볍게 되지가 않는다. "그래, 잘 지내." 하고도 할 수도 있었지만 내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이런 내 마음도 서두르지 말고 잘 정리 될 때까지 기다려주겠다. 쉽게 쉽게 관계의 융통성이 발휘되지 않는 나의 투박함과 삐걱거림 또한 존중하고 인정하겠다.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보채지 말고 차근차근 인정해 주는 삶을 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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