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속도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엄마가 이 편지를 쓰는 지금, 너는 4살 하고도 6개월이 되었어. 

나는 그동안 수많은 양육서와 육아 정보들을 보면서 4살 아이들은 어떤 발달 특성이 있는지, 성취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지, 그 나이 때 아이들이 하는 활동은 뭐가 있는지 등에 관한 지식을 연구했단다. 물론 너는 그에 맞게 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엄마는 이렇게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다가 제일 중요한 너만의 속도에 발맞추어주지 못한 것을 요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현명한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시간에 맞추어가면서 너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학업, 성취, 대학, 취업, 경험. 연애, 사업, 성공 등등 ㅡ 끊임없이 흘러가는 듯 보이는 남들의 속도에 넌 조바심이 날지도 몰라. 때로는 너도 그 속도에 따라가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속도에 한 번 휩쓸려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 그 속도로 가다가 너의 속도로 다시 돌아와도 좋아. 그 경험 또한 너의 속도의 일부가 될 테니까. 남들보다 느리거나 빠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네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집중할 수 있는 너의 속도가 가장 중요하단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전력질주 할 수 있는 그 힘까지도.

세상의 속도 속에는 화려한 성공과 좋아 보이는 것들이 가득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너의 속도로 진정한 탐색을 하지 않는다면 그 좋아 보이는 것들은 네가 원하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어. 네 안의 진정한 속도에 집중하렴. 엄마도 때로 잊어버리고 너를 재촉하고 등 떠민다 해도. 거기에 떠밀리지 말고 엄마에게 말해줘 "엄마, 나는 내 속도대로 가고 있어요. 기다리세요."라고 말이야. 

네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든, 얼마나 멀리 나아가든, 얼마나 높이 올라가든 상관없이 언제나 널 사랑한단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