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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비 Oct 07. 2022

비 오기 전 평화로움

DAY12 동해에서 강릉가는 길목

육지에 올라온 지 2주만에 비가 내린다. 

동해 망상해변에 텐트를 쳤다가 새벽에 차로 돌아와 잠들었다. 비좁지만 토닥토닥 운치 있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했다. 

아침에 부스스한 눈으로 일어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해변을 걸었다. 빈 속에 마시면 건강에 나쁘다지만 오늘은 예외다. 밤 새 내린 비에도 차갑지 않은 바닷바람이 기분 좋다. 

바다에 오면 사소한 것에도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


기상 예보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온다 했지만 구름만 꼈지 해도 보이고 나름 따뜻한 날이기에 해수욕하기 딱 좋은 날이라 생각했다. 

동해에서 강릉으로 올라가는 길목 적당한 해변에 들러 돗자리를 폈다. 아직 해수욕하기에는 이른 시간인지 해변에는 서퍼 몇 명만 보일 뿐이다. 이 넓은 백사장이 내 것이 된 것만 같아 마음이 든든했다. 

돗자리 위에 사과와 물 그리고 스피커를 꺼내 놓으니 여행 중 임에도 여행 온 기분이 든다. 

London Grammar 을 크게 틀어 놓고 부드러운 모래를 만지작거리며 세밀한 아름다움을 즐겼다. 

평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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