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참여를 위한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 동그랑
- 동그랑 프로젝트 이야기의 첫 페이지 -
'충청북도 보은군'을 아는가? 보은은 흔히 말하는 '시골'이다. 이곳에는 그 흔한 올리브영, 스타벅스, 대형마트 등의 인프라가 없다. 면에서는 버스가 하루에 3~4대가 지나갈 정도로 대중교통 기반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보은의 청년, 청소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겨운 보은, 빨리 떠나야지." 이처럼 모두 보은이 발전 가능성이 없으며 곧 소멸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청년, 청소년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청년 청소년이 왜 보은을 떠날까? 떠나지 않게 하는 일시적인 장치라도 만들 수는 없을까?' 이 생각에서 청년-청소년 연계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 시작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낳았고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지금부터 팀장, 즉 기획자이자 총괄의 입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야기를 몇 차례에 걸쳐 끄적여보고자 한다.
팀장인 나(하지)와 4명의 팀원(두두, 아라, 청귤, 주사위)들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약 5개월) 충북 보은군이라는 소멸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서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는 나의 고향인 보은군의 소멸을 막고, 지역사회 이해도를 높이며, 청소년의 자기 주도성을 함양시키고, 더 나아가 청년-청소년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대학생의 길잡이 역할 아래, 청소년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 즉 보은군과 관련한 팀별 활동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동그랑 프로젝트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동주관·운영하는 2022년 혁신리더 MoA(Man of Action) 4기로 선정돼 진행했다. 혁신리더 MoA는 청소년과 관계된 모든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 싶은 전국 2030을 대상으로 모집한 것으로, 보은의 대학생들이 전국 단위로 선정된 5팀 안에 선정되어 진행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7개의 팀 중에서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상을 받았다. 더불어 충북청소년정책제안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시범사업에 선정되고, 충북 청년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내었다. 따라서, 나는 이 매거진을 통해 '팀장의 입장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대학생-청소년 연계 프로젝트를 기획 및 진행했는지 그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보는 소멸위기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깨달음을 얻고 고향의 소멸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혹은 그들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다.
지역 소멸은 더 이상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수도권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면 수도권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인구가 한곳에 집중된다는 것은, 수요의 증가로 집값 폭등과 같이 우리의 삶 전반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나는 지역 소멸에 관심을 갖고 지역이 왜 소멸되는지, 소멸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왔다. 그 해답 중 하나는 '청년, 청소년의 지역 정착'에 있었다. 다른 나이대와 비교했을 때 청년, 청소년이 고향을 떠나게 되면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인구가 줄어들어 지역 소멸이 극심해진다. 그렇다면 청년, 청소년이 지방을 떠나게 되는 배경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인프라(생활 기반)가 부족해서'이다. 그러나, 수많은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거치며 청년, 청소년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 중 또 다른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바로, '우리 지역을 알지 못해서'이다. 즉, 지역사회 이해도와 관련된다. 충청북도 보은군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청년, 청소년의 경우 보은 사람임에도 충북 보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보은의 상권, 지리적 이점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취업을 할 수 있을 텐데 지역을 이해하지 못해 지역의 가능성을 지나쳐버리고 떠나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 또한 지역을 이해하지 못해 "빨리 우리 지역을 떠나야지"라며 섣불리 고향을 낙후 지역으로 판단하고 미래에 정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지역사회를 단기간에 최대한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역사회 이해도 부족과 더불어, 청소년의 자기 주도성과 관련한 활동이 보은군에는 없거나 부족했다. 자기 주도성과 지역 소멸이 어떤 관계인가?라는 물음에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무리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있어도 취업, 창업을 하기 전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한 경험이 없다면, 도시에 비해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혼자의 힘으로는 어떠한 것도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은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5명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보아도 '자기 주도성'은 충북 보은과 거리가 먼 얘기였다. 무언가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즉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은 욕구는 있었지만 이를 중고등학생 때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게 대학생 5명에게 아쉬움으로 남은 것 같다. 따라서 이를 중고등학생에게 알려주고자, 중고등학생의 자기 주도성을 길러주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마지막은 청년-청소년 간의 네트워크가 보은군에는 구축되지 않았다. 구축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이 또한 네트워크가 청년, 청소년이 지방을 떠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끌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멘토가 같은 지역에 있다는 것은 정착하는 데에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충북 보은군에는 청년, 청소년이 화합할 수 있는 장, 예를 들어 축제, 네트워킹 행사 등이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색하다. 따라서 청년 청소년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 세 가지 이유로 시작은 했지만, 공통된 목적은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것', '청년-청소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