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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수록 가관 Dec 19. 2022

관세의 감면

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3-8

관세감면의 근거


수입물품에는 관세법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정한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관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관세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받는 것을 관세감면이라고 합니다.(일부 면제받는 경우는 감세, 전부 면제받는 경우는 면세라고 부릅니다.) 세관에서 관세를 감면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은 관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및 기타 조약, 협정에 따른 감면 등이 있습니다. 


관세법에서 정하고 있는 관세 감면 규정만 14가지가 있고, 조세특례제한법에도 많은 수의 관세감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감면 규정들을 하나씩 설명드리는 것도 좋겠지만 지면만 많이 차지하고 정작 필요할 때 기억하기 힘들 겁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부에서 어떤 정책목적 상 감면제도를 두고 있는지 살펴보고, 무역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감면규정 몇 가지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정책목적 상 운영되는 감면제도는 외교관용물품 등의 면세, 정부용품 등의 면세, 특정물품의 면세 규정 등이 있습니다. 외교관용 물품은 외교관용 행낭, 업무용품 등 외교관계를 고려했을 때 정부에서 과세를 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또한 상호주의에 따라 한국 정부 외교관도 외국에서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용품이나 특정용품의 면세 규정은 군수품 수입이나 국가적 행사에 사용되는 물품 등의 수입에 적용됩니다. 이렇듯 직접적인 정책 목적을 위해 감면 제도가 운영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간접적인 정책 목적상 운영되는 감면 규정들도 있습니다. 학술연구용품의 감면 규정이나 종교용품, 자선용품, 장애인 용품 등의 면세 규정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책적인 목적을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입자가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감면합니다. 


이러한 감면 규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입자가 받을 수 있는 감면이므로 일반적인 상거래를 하는 무역실무 담당자들이 해당 내용을 다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정부나 학교를 대신해 물품을 수입하는 등 비슷한 수입사유가 발생했을 때 관세사 같은 관세행정 전문가에게 문의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개념 정도만 유지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생활과 가까운 관세 감면 제도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영향을 받는 관세의 감면제도가 있는데 바로 여행자에 대한 관세 감면입니다. 이는 관세법 제96조 여행자 휴대품 및 이사물품 등의 감면 규정을 따릅니다.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2022년 현행 기준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1명이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기본 미화 800달러까지 면세입니다.(개정 2022. 9. 6. 술 2병, 담배 200개비, 향수60ml까지 별도 면세 가능)


물론 이 감면제도는 여행자들이 즐겁게 우리 국경을 통과하게 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감면제도가 없다면 매일 국경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휴대하거나 별송(따로 부치는 짐)하는 물품의 금액을 신고하고 세관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경우 여행자들도 피곤하지만 신고서를 모두 심사해야 하는 세관의 업무가 과중해지고 행정력 낭비가 너무 커집니다. 


이런 사정으로 행정력 낭비를 줄이는 정책 목적을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여행자 휴대품 등에 대해 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생각보다 많은 세관직원들이 공항이나 항만에서 여행자 휴대품 신고 처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취지로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거주를 이전하기 위하여 입국하는 자가 수입하는 이사물품에 대해서도 3개월 이상 사용했고 가정용으로 인정되는 물품 등에 대해서는 관세를 감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이사물품 하나하나를 다 과세한다면 걷어들이는 관세액에 비해 과도한 행정력이 소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마약, 총기 등의 위험물품의 국내 반입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물품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것은 감면제도와는 별개로 중요한 행정 업무입니다.)


직구물품(소액면세)


여행자 휴대품과 비슷하게 소액이고 소량이지만, 수입건수가 많아 일일이 신고, 납부, 과세를 하는 것이 국민이나 정부 모두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불편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나라 관세법에는 제94조 소액물품 등의 면세 규정이 있습니다. 


그중에 우리나라 거주자에게 수입되는 소액물품(운임, 보험료 제외 기준 미화 150불 이하, 단, 운임, 보험료 등을 명백히 구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를 포함한 가격)에 대해서는 관세와 부가세를 면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거주자가 특송으로 수취하는 미화 150불 이하에 물품은 특송업체가 세관에 물품목록을 제출하면 수입신고를 생략하고 수입할 수 있습니다.(목록통관, 한·미 FTA협정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경우 미화 200불 이하) 


해외직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배경에는 이러한 소액물품 등의 면세 규정과 목록통관제도와 같은 간이통관제도의 영향도 있습니다.


소액물품 면세 규정은 개인의 자가사용 물품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거래를 하다 보면 해외 거래처로부터 상업용 견본품이나 광고용품을 수입할 때가 있는데 이런 물품들도 면세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견본품으로 사용될 것으로 인정되는 물품이면 미화 250불 이하 물품까지 소액면세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감면제도


실제 국제물품매매거래 무역실무자들이 업무상 활용할 수 있는 관세감면 제도 4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재수출면세

국제물품매매거래를 하다 보면 국내에서 전시회나 품평회를 하기 위해 외국에서 물품을 잠깐 들여왔다가 행사를 마치면 다시 내보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해외에서 기술자가 장비를 갖고 국내로 방문해서 우리 회사 장비를 봐줘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국내에 반입됐다가 다시 해외로 수출될 물품이라 하더라도 수입통관을 거쳐야 하고 관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수입자는 세관에 수입신고할 때 수입물품이 1년의 범위 내에서 재수출될 사유와 담보를 제공하고 물품을 통관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납부한 담보는 해당 물품이 다시 재수출되고 난 후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 재수출감면

위에서 알아본 재수출면세는 상대적으로 단기간 한국에 있다가 외국으로 다시 수출될 물품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차량, 금형, 장비 등)을 국내에서 사용하고 2년 이내에 재수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 제작이 곤란한 물품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전액이 면세되는 것이 아니라 재수출기간에 따라 정해진 감면율을 적용받습니다.


3. 재수입면세

수출했던 물품이 외국에서 클레임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반품될 수 있습니다. 반품된 물품도 한국에서 수입통관을 마쳐야 물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재수입물품에 대해 관세를 다시 납부해야 한다면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적용받을 수 있는 감면제도가 재수입면세 제도입니다. 또는 외국의 전시회나 박람회에 잠시 수출되어서 전시만 하고 외국에서 소비, 사용되지 않고 다시 수입되는 물품들도 이러한 면세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과거에는 까르네 제도를 이용해야 했으나 외국에도 재수출면세 제도 활발해지면서 점점 재수입면세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재수입면세는 국내에서 수출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수출신고 없이 반출된 경우에는 재수입될 때 이러한 면세 규정을 적용받기 어렵습니다.


4. 해외임가공물품등의 감면

해외임가공물품 등의 감면 규정은 그 이름에 비해 감면 대상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해외임가공이라고 하면 국내에서 원재료를 해외 공장에 보내준 후 해외공장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다시 국내에 수입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국내로 수입되는 물품의 가격에 국내에서 보내준 원재료의 가치도 포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원재료의 가치도 관세의 과세대상으로 보아야 하느냐 그렇지 않은가 하는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임가공물품 등의 감면제도는 그중 일부만 해당 원재료의 가치를 과세대상에서 공제해 준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해외임가공을 통해 생산된 물품이 HS CODE의 제85류(전기기기)나 제9006호(사진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원재료의 수출신고가격에 수입되는 물품의 관세율을 곱한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혹은 가공, 수리할 목적으로 수출한 물품과 가공 또는 수리 후 수입되는 물품의 HSK 10단위 세번이 일치하는 경우에도 해외임가공 물품 등의 감면이 가능합니다.


관세감면 절차 및 사후관리


지금까지 비교적 활용 가능성이 큰 관세감면제도들을 전체적인 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요약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구체적인 준비서류나 신청방법은 거래하는 관세사와 상의하면 됩니다. 


감면을 받고 나서 주의할 점은 사후관리입니다. 감면 신청 과정에도 주의할 점들이 있지만 보통은 관세사와 같이 준비하기 때문에 잘 놓치지 않습니다. 다만 사후관리는 수입자 자체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간 동안 사후관리를 위반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봤던 감면제도 중에서도 재수출 조건으로 관세감면을 받은 경우에는 재수출을 정해진 기한 내에 이행하여야 합니다. 사후관리를 이행하지 않으면 감면받은 관세 등을 추징당할 수 있습니다.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다음 장인 무역실무 미생탈출 3-9 관세 환급 및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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