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볼수록 가관 Feb 01. 2023

인코텀즈

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4-1

<이 부에서는 인코텀즈 중에서도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ICC 인코텀즈를 살펴봅니다. 가장 최신 개정본인 ICC 인코텀즈 2020의 한국어 공식번역본에서 판매자(Seller)를 매도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이 부에서는 수출자(기업)를 매도인으로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구매자(Buyer)를 매수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수입자(기업)를 매수인으로 부르겠습니다. >


일반적인 의미의 인코텀즈


'인코텀즈(Incoterms)'는 국제 상업 용어(International Commercial Terms)를 간략하게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할 때는 정해진 형태의 상업 거래조건이란 뜻으로 정형거래조건(定型去來條件)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 거래 형태들을 정형화한 거래 형태 몇 가지로 나누고 각 형태를 대표하는 용어로 부르는 방식입니다. FOB, CIF 이런 용어들을 사용해 거래형태 전반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정형화된 용어(Term, Term을 조건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규칙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별로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각각의 업무범위, 의무, 위험, 비용 부담 등을 어느 정도 정해 두어 상품거래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거래조건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줄이는 기능을 합니다.


인코텀즈 용어(terms)만 보아도 매도인(수출자)과 매수인(수입자) 사이에서 각자의 책임범위와 거래형태를 대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선적서류에 FOB만 쓰여 있어도 이 상품거래에서 해상 운송계약은 매수인(수입자)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성립된 매매계약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계약조건에 CIF 가 쓰여 있다면 매도인(수출자)이 적하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용어(terms)들로 정형적인 거래 형태들을 설명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인코텀즈의 기원(FOB)


여러 인코텀즈 용어 중에 가장 먼저 생긴 것은 FOB라고 합니다. FOB라는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때는 명확하진 않지만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상관행에서 사용하던 FOB 란 용어의 의미는 지금의 일반적 거래형태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당시에는 현재의 컨테이너선 같은 정기선이 없었습니다. 당시의 상인들은 자신 소유이거나 자신이 통째로 빌린 배가 있어야 해외 무역이 가능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였을 것입니다. 영국인 상인 스미스 씨는 자신 소유의 배를 프랑스의 보르도항에 기항한 후 보르도 내륙지방으로 들어가 보르도 와인 상인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보르도 내륙에 있는 상인들에게서 와인 1,000병을 주문하면서 보르도항에 있는 자신의 배까지 실어주면 와인 값을 결제해 주겠다고 합니다. 프랑스인 상인들이 프랑스 국내 운송을 더 좋은 조건으로 실행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식의 거래형태가 점점 늘면서 매도인이 지정된 배까지 화물을 실어주는 것을 책임지고 그 이후의 위험은 매수인이 책임지는 거래 형태를 FOB(Free on board)라는 용어로 많은 사람들이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FOB라는 용어를 널리 사용하게 되면서 용어의 해석에 관한 견해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였고, 종종 재판으로 가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1812년에 영국 법원에서 FOB거래에 대한 최초의 판례가 성립되었고 판례법 국가였던 영국에서는 이를 법적인 효력을 가진 term(용어, 거래조건, 거래규칙)으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인코텀즈의 발전(CIF 등)


CIF term은 해상교통과 통신이 좀 더 발전된 1895년에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면서 굳이 매수인이 꼭 자신의 배를 갖고 매도인에게 찾아갈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수입국에 있는 매수인이 주문을 하면 수출국에서 매도인이 수입국의 항구까지 해상운송을 해 줄 운송인을 찾아서 화물을 보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상운송 중에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꼭 적하보험을 같이 들어주도록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거래형태가 점점 늘게 되자 간편하게 이를 표현하는 용어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차츰 사람들은 매도인이 물품을 조달해서 해상운송 및 보험료까지 지불하는 책임을 맡는 거래형태를 CIF(Cost, Insurance and Freight) term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운송 환경 등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FOB 나 CIF 외에도 다양한 거래조건 및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생기고 사라지는 상업 용어들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 사람마다 같은 용어를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어 상업적, 법률적 분쟁의 소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코텀즈의 통일(ICC 인코텀즈)


무역용어에 대한 상업적 또는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고자 1936년 ICC*(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국제상업회의소)에서 ICC INCOTERMS를 제정했습니다. ICC 인코텀즈는 여러 상거래 주체가 사용하던 수많은 인코텀즈 용어를 통폐합하여 통일성을 갖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각각의 정형거래조건별로 매도인(Seller)의 의무와 매수인(Buyer)의 의무를 항목별로 명시하여 거래상대방 각자의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를 줄일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특히 ICC인코텀즈 규칙은 다음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각 거래조건을 설명합니다.

1)    의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즉, 누가 물품의 운송이나 보험을 마련하는지 또는 누가 선적서류와 수출 또는 수입허가(통관 포함)를 취득하는지

2)    위험: 

매도인은 어디서 그리고 언제 물품을 “인도”**하는지, 다시 말해 위험***은 어디서 매도인으로부터 매수인에게 이전하는지

3)    비용: 

예컨대 운송비용, 포장비용, 적재 또는 양하 비용 및 점검 또는 보안 관련 비용에 관하여 어느 당사자가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지


국제운송 및 무역환경이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ICC 인코텀즈도 여러 차례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1980년 이후에는 매 10년마다 개정안이 나오고 있으며 지금은 ICC 인코텀즈라고 하면 보통 2020년에 발표된 ICC INCOTERMS 2020을 의미합니다. 


ICC 인코텀즈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는 13개국에서만 이를 적용하였습니다. 현재는 140개 이상의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국제 무역실무에서 인코텀즈라고 하면 ICC인코텀즈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장에서는 ICC 인코텀즈 2020의 전체적인 구성과 활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인코텀즈가 거래조건을 모두 기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세부적인 내용의 해석에 대한 견해 차이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단계에서 별도의 계약서 등으로 개별 합의 사항을 명확히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인코텀즈를 발표하는 ICC(국제상업회의소,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는 협회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s)의 ICC와는 다른 것입니다. 단순히 줄임말이 같아서 혼동할 수 있습니다.

**인도(delivery): 보통 인도라고 하면 물품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품인도의 법적인 개념은 물품의 점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의미. 점유권이란 물품에 대한 현실적인 지배권을 의미>

***위험(risk): 물품의 멸실(loss) 또는 손상(damage)의 염려가 있는 상태. 물품매매거래 시에는 위험을 부담할 책임도 매도인으로부터 매수인에게 이전하므로 어디서 위험이 이전하는지를 미리 정해 놓을 필요가 있음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다음 장인 무역실무 미생탈출 4-2 ICC 인코텀즈 2020 및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관세의 확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