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볼수록 가관 Feb 02. 2023

ICC 인코텀즈 2020

[무역실무 미생탈출 4-2]

<이 부에서는 인코텀즈 중에서도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ICC 인코텀즈를 살펴봅니다. 가장 최신 개정본인 ICC 인코텀즈 2020의 한국어 공식번역본에서 판매자(Seller)를 매도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이 부에서는 수출자(기업)를 매도인으로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구매자(Buyer)를 매수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수입자(기업)를 매수인으로 부르겠습니다. >


<ICC인코텀즈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장의 인코텀즈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아래 내용들이 이해가지 않는다면, 다음 장들에 있는 각 trade term의 비교를 읽어본 후에 다시 이 장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ICC인코텀즈 2020이란?


ICC 인코텀즈의 정식 명칭은 ICC RULES FOR THE USE OF DOMESTIC AND INTERNATIONAL TRADE TERMS(국내·국제거래조건의 사용에 관한 ICC 규칙)입니다. 국내거래(Domestic trade)에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나 이는 국내거래에도 해상운송이나 내수로(하천 등)운송 등 복합운송을 하는 국토가 넓은 국가에 적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국제거래(International trade)에 한정해서 사용됩니다. 


정식 명칭 중에서 인코텀즈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은 ‘trade term의 사용에 관한 ICC 규칙’이라는 부분입니다. 즉, FOB나 CIF 같은 용어(trade term)를 보다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ICC에서 만든 규칙(rule)이라는 뜻입니다. 여러 무역 당사자가 이 규칙에서 정한 대로 trade term을 해석하여 통일성 있게 사용하자는 취지입니다.

(trade term이라는 단어를 ICC 인코텀즈 공식 번역 가이드북에도 거래조건, 거래규칙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어 이 부에서는 trade term으로 번역 없이 사용하겠습니다.)


현재 ICC 인코텀즈 2020에서 규정하고 있는 trade term 은 FOB, CIF 등 총 11개입니다. 1936년도 최초의 ICC 인코텀즈에서는 6개의 trade term이 있었습니다. 그 후 운송여건이나 무역환경이 변화하면서 새로 생긴 trade term 도 있고 사라진 trade term도 있습니다.(아직도 실무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는 DDU나 DAT 같은 용어들은 사실 ICC 인코텀즈 2020에서는 사라진 trade term입니다.)


ICC인코텀즈 2020에서 규정한 ‘11가지 trade term을 모두 외워야 무역실무를 잘할 수 있다’라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자신의 회사에서 한 번도 쓴 일도 없고 앞으로 쓸 일도 없는 trade term을 굳이 외우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역실무 담당자라면 자신의 회사가 거래하는 형태가 ICC 인코텀즈에서 어디에 해당하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자신의 회사의 실제 거래조건과 ICC 인코텀즈에서 정형화한 거래조건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다만 각각의 trade term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trade term들과 비교를 많이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자가 현재 회사에서 사용하는 trade term 한 두가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자신이 잘 모르는 trade term으로 거래 제안을 받더라도 인터넷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하거나 거래하는 관세사에게 현재 사용하는 trade term과 새로 제안받은 trade term과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만 들어도 새로운 trade term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11개의 trade term을 비슷한 조건별로 묶어서 비교하는 방법으로 먼저 전체적인 구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운송방식별 구분

ICC 인코텀즈 2020 운송방식별 구분


ICC인코텀즈 2020에서 규정한 trade term은 위의 표에 있는 11개입니다. ICC인코텀즈 2020 공식 자료에서는 먼저 위 표와 같이 운송방식별로 크게 2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분은 ICC인코텀즈 2010에서 새로 생긴 개념입니다. ICC인코텀즈 2020 소개문에서 ‘해상 인코텀즈 규칙은 매도인이 물품을 항구에서 선박에 적재함으로써 인도(deliver)하기로 하는 경우에 사용하도록 고안되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수인이 지정한 선박이 항구에서 물품을 실을 준비를 하면 매도인이 고용한 하역업체의 크레인으로 그 물품을 적재함으로써 인도되는 거래형태라면 FOB term을 쓰도록 고안되었다는 것입니다.


ICC인코텀즈 2020에서는 선박에 적재하는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인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모든 운송방식”에 사용하는 trade term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ICC 공식번역자료에는 “모든 운송방식”으로 번역했지만 위의 표의 영어 원문을 해석해보면 “모든 운송방식 또는 복수의 운송방식(modes)에 적용하는 규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항공기나 트럭 등으로 물품을 운송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트럭운송과 해상운송을 같이 연계해서 운송하는 경우에도 FOB 가 아닌 FCA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컨테이너 화물입니다. 컨테이너 운송(LCL 화물 운송 포함)은 분명 해상운송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연재 글의 2부 국제운송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컨테이너 운송은 컨테이너 정기선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정기선사는 자신의 선박이 기항하는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컨테이너의 보관과 크레인 하역 등에 대한 계약을 미리 해 두었습니다. 따라서 매도인이 직접 크레인 업자와 컨테이너선에 대한 컨테이너 적재 계약을 할 수 없습니다. 


컨테이너 운송에서 매도인은 보통 자신의 물품이 적재된 컨테이너 트럭을 정기선사가 지정한 컨테이너터미널에 반입시켜서 컨테이너터미널의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방식으로 인도를 합니다. 


그 후에 컨테이너 트럭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일, CY에 보관하는 일, 정기선이 입항하면 CY에서 배에 적재할 수 있는 선석(berth)으로 운송하는 일, 정기선에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적재하는 일은 모두 컨테이너 선사나 또는 그와 계약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업체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ICC인코텀즈 2020에서는 컨테이너 운송인 경우에는 FOB나 CIF 같은 “해상 인코텀즈” 규칙보다는 “모든 운송방식”에 해당하는 규칙을 쓸 것을 권장합니다.(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한번 설명드리겠습니다.)


전통적 구분


ICC 인코텀즈의 전통적 구분


ICC인코텀즈 2010이 발표되기 전에 ICC인코텀즈를 접하신 분들은 인코텀즈를 보통 E조건, F조건, C조건, D조건으로 구분하시는 것에 익숙하실 것입니다. ICC인코텀즈 2020이 사용되는 지금도 위와 같은 구분법은 인코텀즈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효과적입니다.


위의 표를 잘 보시면 각 Group에 속한 trade term들의 앞자리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각 그룹의 특징을 이해하고 각 trade term들의 차이를 알아보면 개별 term들을 외우기도 쉽고, 전체적인 ICC인코텀즈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위와 같은 순서로 Group을 살펴보면 위에 있을수록 매도인의 의무가 작고 아래로 갈수록 매도인의 의무가 큰 trade term들이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E 조건으로 부르는 EXW은 매도인의 의무가 가장 작은 거래 형태입니다. 매도인이 수출국내에서 공장이나 사업장(works) 등 합의된 장소에서 물품을 지정된 운송인에게 인계할 준비만 갖추어도 인도가 된 것으로 보고 그 뒤는 매수인이 운송, 통관 등을 책임지는 거래 형태입니다. 매도인은 수출신고를 할 의무도 없으며 매수인이 보낸 운송장비(트럭 등)에 물품을 실어줄 의무도 없습니다.


다음 F조건을 살펴보겠습니다. 매도인은 수출국에서 물품을 지정된 운송인에게 인도하고 주된 운송비(Main Carriage)는 매수인이 부담하는 거래형태들입니다. 인도하는 방식에 따라 FCA, FAS, FOB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습니다. 인도하는 방식 외에도 E조건과 가장 차이나는 점은 매도인이 수출통관에 대한 의무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C조건은 매도인이 수출국에서 물품을 운송인에게 인도한다는 점과 수출통관에 대한 의무를 지는 점은 F조건과 같습니다. F조건과의 큰 차이점은 매도인이 주된 운송비(Main Carriage)를 부담한다는 점입니다. 매도인이 주된 운송비 외에 적하보험료도 부담해야 하는 경우에는 CIP나 CIF term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CPT 또는 CFR term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D조건이 앞의 3가지 Group과 크게 다른 점은 물품의 인도가 수출국이 아닌 수입국(도착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해당 인도지점까지의 운송(Main Carriage 포함)과 위험은 매도인이 부담합니다. 인도의 형태에 따라 DAP와 DPU로 다시 구분이 됩니다. 그리고 EXW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매도인이 해당 거래의 최대 의무를 지는 경우(수출통관 뿐만 아니라 수입통관 및 수입국 관부가세까지 부담)에는 DDP term을 사용합니다.(DDP 이외의 다른 trade term은 모두 수입자가 수입통관 및 관부가세 부담의무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ICC인코텀즈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책임 범위를 실무에 맞게 나누면서 양 극단에 EXW term과 DDP term을 두고 그 사이에 다른 trade term을 배치하여 구성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ICC인코텀즈 2020에서 각 trade term의 구성

ICC 인코텀즈 2020에서 각 trade term의 구성


ICC인코텀즈2020은 맨 앞에 소개문(Introduction)을 두고 그 뒤에는 각 trade term별로 위와 같이 매도인과 매수인 각자의 상대방에 대한 의무를 대칭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CIF term 의 A2 매도인의 의무와 B2 매수인의 의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CIF term 의 A2, B2 의무


위의 표를 보면 CIF term으로 거래하는 경우 매도인은 물품을 선박에 적재하는 방법으로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대칭적으로 매수인은 A2에 따라 인도되는 물품을 수령할 의무를 가집니다. 이런 방식으로 각각의 trade term별로 거래의 당사자인 매도인과 매수인이 상대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의 범위를 설정하여 자신들의 거래에 가장 부합하는 trade term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계약내용을 명확하게 하고, 분쟁의 발생 소지를 줄이도록 가이드하는 기능을 합니다.


심화>


CIF term의 A2에서 ‘그렇게   인도된 물품을 조달함으로써 인도’이라고 쓰여 있는 이유는 무역거래 중에 이미 선박에 적재되어 이동 중인   물품을 서로 사고파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적재를 통해서만 인도가 이루어진다고 하게 되면 이미   적재가 된 물품은 인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구를 추가한 것입니다. 위와 같은 문구가 있으므로   이미 본선에 적재가 된 물품도 ICC인코텀즈를 사용하여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각 trade term별로 매도인의 의무 10가지와 이에 대응하는 의무 10가지가 있다고 하면 상당히 복잡한 규칙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각 trade term별로 매도인과 매수인의 의무를 병렬적으로 규정하다 보니 반복되는 내용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도인의 의무 A1과 매수인의 의무 B1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A1, B1 일반의무


11개 trade term 모두 A1과 B1의 일반의무는 동일합니다. 매도인은 물품과 서류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반면에 매수인은 대금을 지급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물품매매거래의 특징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내용입니다. 물품매매거래에 대해 적용되는 규칙을 거래형태별로 각각 설명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중복되는 구절들이 많습니다. 일반의무 외에도 A8과 A10(B8과 B10)도 거의 비슷한 내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trade term별로 차이점을 위주로 비교해 보면 ICC인코텀즈 전체를 이해하는 게 쉬워집니다. 특히 차이점이 많은 항목인 A2-B2인도, A4-B4 운송, A5-B5 보험, A9-B-9 비용분담 부분에 집중해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모든 운송수단에 적용 가능한 trade term들을 인도, 운송비, 보험, 통관 등에 관한 의무로 표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ICC 인코텀즈 2020 요약표


위와 같이 인도, 운송비 등의 주요 의무사항이 각 trade term별로 구분되다는 점을 이해하면 쉽습니다. 각 trade term별로 중요한 사항인 인도, 운송비 등 에 대한 조항과 특징적인 조항들(위 표에서 빨간색으로 작성된 부분들) 위주로 이해하면 좀 더 쉽게 ICC 인코텀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 장부터는 각 trade term별로 인도 등 실무활용에 있어 중요한 사항 위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다음 장인 무역실무 미생탈출 4-3 EXW 및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코텀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