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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수록 가관 Mar 06. 2023

CIP와 CIF

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4-6

<이 부에서는 인코텀즈 중에서도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ICC 인코텀즈를 살펴봅니다. 가장 최신 개정본인 ICC 인코텀즈 2020의 한국어 공식번역본에서 판매자(Seller)를 매도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이 부에서는 수출자(기업)를 매도인으로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구매자(Buyer)를 매수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수입자(기업)를 매수인으로 부르겠습니다. >


CIP 와 CIF 개요


이번에 살펴볼 CIP trade term과 CIF trade term은 앞 장에서 살펴봤던 CFR, CPT trade term과 마찬가지로 주운송비(Main Carriage)를 매도인이 부담하는 거래형태입니다. 11개의 trade term 중에  CIP와 CIF trade term들만이 매도인에게 매수인을 위해 보험을 부보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11개 trade term 중에 매수인이 매도인을 위해 보험을 가입하여야 하는 경우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러한 보험부보의 의무가 필요한 이유는 이 조건들은 물품인도와 위험이전의 시점과 비용 부담의 분기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장에서도 잠깐 살펴보았듯이 물품이 인도된 후에 매수인이 물품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중간에 사고가 나는 경우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매수인이 계약관계가 없는 운송인들에게 사고의 원인을 확인하고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운송인에게 보상을 받아 내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대비해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물품 운송 중의 손해에 대해 매도인이 매수인을 위해 일정한 조건으로 보험을 들도록 합의할 수 있는데 이런 때에 사용하는 trade term이 바로 CIP trade term과 CIF trade term입니다.


CIP trade term



*파란색은 매도인의 부담, 노란색은 매수인의 부담임


CIP trade term은 Carriage and insurance Paid To의 줄임말로 목적지까지 운임과 보험료를 지불하는 조건이란 뜻입니다. 위의 그림은 CIP trade term의 일반적 내용을 도해한 것입니다. 앞 장에서 살펴봤던 CPT trade term과 비교해 보면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단지 파란색 화살표로 보험(INSURANCE) 구간을 표시하고 있는 점이 다릅니다.


ICC인코텀즈 2020에서 CIP trade term과 CPT trade term에 대해 규정한 매도인의 의무규정을 비교해보면 딱 2가지 규정만 내용이 다르고, 나머지는 모두 동일합니다. 유독 다른 곳이 “A5 보험”에 대한 부분입니다. CPT trade term의 “A5 보험”규정을 살펴보면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른 trade term들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위해 보험을 체결할 의무는 없고,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매수인의 위험과 비용으로 매수인이 부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CIP trade term의 “A5 보험”에는 ‘매도인은 자신의 비용으로 사용되는 당해 운송수단에 적절한 협회적하약관(LMA/IUA ICC)이나 그와 유사한 약관의 A-약관에서 제공하는 담보조건에 따른 적하보험을 취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또, ‘보험은 매수인이나 물품에 피보험이익을 가지는 제삼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매수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는 보험을 부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협회적하약관 ICC는 Institute Cargo Clauses의 줄임말로 ICC인코텀즈를 발표하는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과는 다른 의미입니다.)-무역실무 미생탈출 2-8 적하보험 참조


단순히 매도인에 대해 매수인을 위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라는 의무만 있다면 매도인은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신협회적하약관의 ICC(C)나 구협회적하약관의 FPA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려 할 것입니다. CIP trade term에서는 명확하게 매도인이 신협회적하약관 ICC(A)이나 그와 유사한 약관으로 적하보험계약을 취득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 ‘보험금액은 최소한 매매계약에 규정된 대금에 10%를 더한 금액(즉, 매매대금의 110%)이어야’ 한다고 정해서 매도인과 매수인간 보험금액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소지를 줄이고 있습니다.


CIF trade term



*파란색은 매도인의 부담, 노란색은 매수인의 부담임


이제는 CIF 조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코텀즈 전반에 대한 이해가 생기신 분은 CIF trade term을 CIP trade term과 비교하면 다른 점은 다 비슷하지만 ‘해상운송’으로 운송하는 거래에 사용되도록 구성한 trade term이고 인도시점은 물품을 본선에 적재할 때일 것임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CIF trade term을 CFR trade term과 비교하면 다른 점은 다 비슷할 것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은 매도인이 매수인을 위해 보험을 부보해야하는 조건이라는 것입니다.(만약 이 부분이 예상되지 않는 분이라면 이 부를 마지막까지 다 읽으신 후 처음부터 다시 한번만 더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CIF trade term을 CIP trade term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CIP trade term에서 매도인의 인도의무는 CPT trade term처럼 운송인에게 물품을 교부하는 것이고 CIF trade term은  CFR처럼 본선에 적재하는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다른 차이점도 하나 있는데 A5 보험의 가입조건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CIP trade term에서는 매도인이 매수인을 위해 신협회적하약관 ICC(A)이나 그와 유사한 약관으로 적하보험계약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에 CIF trade term에서는 신협회적하약관 ICC(C)나 그와 유사한 약관으로 적하보험계약을 취득하도록 규정합니다. 


제2부 국제운송에서 적하보험에 대해 설명드렸던 것처럼 신협회적하약관 ICC는 위험의 보장범위별로 A, B, C로 나누는데 특약을 제외하면 ICC(A)의 보장범위가 가장 넓고, ICC(C)의 보장범위가 가장 좁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저가인 벌크화물을 운송하는 경우에는 좀 더 저렴한 ICC(C) 조건으로 보험을 많이 들고, 고가인 항공운송이나 컨테이너운송을 하는 경우에 ICC(A) 조건으로 보험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 몇 차례 말씀드린 대로 ICC인코텀즈 2020에서는 CIF term을 ‘해상운송’하는 경우 즉, 벌크화물의 운송에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워낙 과거부터 널리 사용되어온 term이어서 컨테이너 운송, 항공운송을 하는 경우에도 CIF 조건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CIF조건이 FOB와 더불어 오래전부터 사용된 인코텀즈였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영향은 지금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에서 수입통관하고 관세를 계산할 때 과세가격을 계산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관세의 과세가격은 매도인과 매수인의 거래가격이 기준이 되지만 그 거래가격에 수입국의 수입항 도착할 때까지의 운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면 해당 금액을 거래가격에 더한 금액이 과세가격이 됩니다. 이를 쉽게 한국의 과세가격은 CIF 금액 기준이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CIF trade term은 국제대금결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현재는 신용장 결제방식이 대부분의 거래형태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CIF 거래를 전제로 사용하는 결제방식이었습니다.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다음 장인 무역실무 미생탈출 4-7 DAP+DPU+DDP 및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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