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댕댕을 소개합니다.
나의 삶을 많이 바뀌게 한 말리. 나도 올드스쿨이라 강아지는 그저 밥만 잘 주면 되는 줄 알았다. 내 어린 시절엔 그렇게들 다 키웠으니까. 첫째 털래미 루시를 키울 때부터 반려견 교육에 대한 관심이 생겨 유투브도 찾아보고 티브 프로그램도 살펴보니 그렇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고들 하더라. 그래도 포메라니안 루시는 작은 체구에 별로 많은 사고를 치지 않아 산책의 중요성을 모르고 지냈다. 그래도 기회가 될 때마다 데리고 나다니긴 했다.
골든 리트리버인 말리를 식구로 맞고, 소소하게 사고를 쳐도 루시가 치는 대형사고보다 큰 사고를 치는 말리의 에너지를 발산시키기 위해 아침에 눈을 뜨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데리고 돌아다녔다. 수영도 가르치고, 하이킹도 6마일씩 하고..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던 말리가 옆집 골든 리트리버랑 새끼를 가지게 되어 아들 둘 딸 넷의 엄마가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집에 남게 돼 보라. 보라를 입양하겠다던 내 친구이자 직장동료의 엄마가 중한 간질환 진단을 받게 되어 입양을 포기. 느지막이 서둘러 새 가족을 찾다가 적절하지 않은 집에 보내게 될까 두렵고, 아기 강아지들 중에 인물이 제일 좋던(!) 보라를 집에서 식구로 남기기로 했다. 두 아들들의 요구가 강했다. 본인들이 많이 거들어 줄 거라면 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다 모든 내 일이 되어버렸지만, 내 손으로 받아 어미가 젖 먹이는 거 도와주고 이유식 시켜 키우는 맛이 또 남다르다. 첫째 루시 둘째 말리완 달리 퍼피 스쿨도 보내고 멋지게 졸업도 했음.
나의 실질적인 첫 반려견 루시. 미국으로 이주해오면서 작은 아들에게 너랑 나랑 둘이 살면 적적할 터이니 반려견을 식구로 맞자고 상의하고, 아들은 웰시코기를 원했으나 결국 물주인 내가 원하던 포메라니안으로 입양하게 됨. 전문 브리더는 아니고 내가 사는 곳에서 네 시간 운전해서 가야 하는 도시의 한국인으로부터 분양받았음. 낯선 나라에 와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쉘터에서 분양받거나 하는 방법을 몰라 그렇게 어설픈 방법으로 우리 식구가 됀 루시!
예방접종 기록도 없고, 어린 강아지를 덜렁덜렁 들고, 사료 조금과 배변패드 몇 장과 함께 한 루 세 번 사료 다섯 알씩만 먹이라고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앞으로 나와 세 털래미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