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힘 빼기
오랜만에 하이킹을 나왔다. 천방지축 보라는 감당할 수 없어 작은 아들에게 맡기고 나는 나의 소울 메이트, 라이프 체인져 말리와 함께 나왔다. 집에서 차로 십오 분 거리에 있는 자연 보존 구역.
사슴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데 말리는 다람쥐를 지켜보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다람쥐를 잡아보겠다고 쫓아 뛰어가는 바람에 리시를 잡고 있던 나는 넘어지기도 하고 리시의 마찰 열 때문에 종아리나 손을 다치기도 했다. 이제 세 살이 넘은 말리는 경험이 쌓인지라. 달려가도 잡을 수 없다는 걸 아는 건지 본인은 리시에 얽매여있다는 걸 체념한 건지 대책 없이 뛰어가는 일은 없다.
일단 길을 나서면 나는 말리 궁둥이와 흥에 겨워 흔들리는 꼬리밖에 보지 못한다. 빠르게 걸으며, 냄새도 맡고, 쉬도하고…
한 번씩 느긋하게 걷는 내가 답답한지 아니면 엄마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건지 돌아와서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이 하이킹 코스는 크게 다 돌면 4마일 약 6킬로 작게 돌면 1마일 약 1.6킬로 코스인데, 말리가 아기를 갖기 전 매일 아침 4마일 코스를 걷던 길이다.
말리의 임신과 출산으로 한동안 못 왔고, 오랜만에 찾았던 날 코스 마지막에 코요테를 만나( 가수 코요테 아니고 들짐승 코요테) 식겁하고 한동안 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밖으로 많이 다니던 말리가 집에만 많이 있게 되어 얼굴이 즐거워 보이지 않아, 나의 건강과 말리의 행복을 위해 다시 나와보려 한다.
피곤한 강아지 = 행복한 강아지 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