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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크나폐인 Feb 15. 2023

 농구#2 :마이클 조던으로 인해 핸드체킹이 금지되다.

 :  왜 NBA는 퍼리미터 플레이어의 놀이터가 되었나?

 저번 글에서 The king James를 있게 한 리그 트렌드 및 규칙의 변화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NBA 농구 챙겨보니 다른 의미로 재밌습니다)


 이번에는 르브론이 Goat이냐 논란과 함께 종종 언급되는 '핸드체킹'에 대해서 작은 생각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3점슛 라인 신설과 함께 최근 농구 트렌드를 이끌어낸 가장 큰 변화가 핸드체킹의 금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핸드체킹하면 손을 때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핸드체킹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면서, 지금의 NBA가 쉽다고(타이트 하지 않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핸드체킹은 수비수 몸에 손이나 팔을 가져다 댈 수 있는 동작일 뿐, 지금도 간혹 이뤄진다"

 "요즘 농구에서 핸드체킹을 안 하는 것은 Rule의 금지 때문뿐만 아니라, (뛰어난) 퍼리미터 플레이어의 드라이브인과 점퍼의 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위해 거리를 두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 등이 핸드체킹 금지가 지금의 공격농구 또는 르브론과 같은 스타플레이어의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라는 논지의 주요 내용으로 보입니다. 간혹 핸드체킹이 이뤄진다고 이야기(예 : Triple threat-공격수가 볼을 허리위치에 가지고 슛, 드리블, 패스를 모두 할 수 있는 준비 자세- 경우 or 미들/로우 지역에서의 포스트업(등지는 자세)의 경우 손을 쓴다) 하며 지금도 경향의 문제이지 핸드체킹의 금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앞서, 몇 장의 사진을 비교해 보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모두 정규리그 비 매우 강도 높은 수비가 이뤄진다는 "NBA 플레이오프" 그것도 그중에 최고치인 Final 경기에 대한 스틸 샷입니다.




 1. 90년대 후반  : 시카고 불스 vs 시애틀 슈퍼소닉스 final


- 경기 중 단 몇 장의 사진만을 가져왔을 뿐입니다. (거의 매번 반복되는 내용이라 많이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퍼리미터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핸드체킹이 일어납니다. 특히, 3점 라인 근방의 하이포스트에서도 핸드체킹이 빈번히 일어납니다. 그 결과 공격수와 수비수의 간격은 스텝 내 위치하며, 매우 근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크린을 부시고 들어가는 수비에서도 손으로 체킹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사진 중에 포스트 업 자세 수준에서는 현재도 다소의 핸드체킹이 가능합니다만, 하이포스트에서의 포스트업은 아니고 피벗 드리블링 중간의 스틸샷인 만큼 지속적인 핸드체킹이 반복됨을 알 수 있습니다)


* 마지막 2002년 LA레이커즈의 파이널도 끼어넣어 봤습니다. (05년 적극적 핸드체킹 금지 전이죠) 3점 라인에 우수한 3점 공격수이자 최고의 드라이브인 피니셔인 코비브라이언트에게 face to face로 핸드체킹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속 공격수는 당시 최고 수준의 퍼리미터 공격/수비를 자랑하던 게리페이튼과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입니다. (해당 선수의 운동능력이나 슛 셀랙션이 제한적이라서 그렇다는 논쟁은 없을 것입니다)




 2. 2010년대 : 마이애미 히트 vs 댈러스 final


- 경기 중 온볼 공격수와 수비수가 퍼리미터 지역에서 붙는 장면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폭을 보면 알겠지만, 느린 드리블 속도에서도 수비수는 한 스텝 또는 2스텝 멀리서 포지션을 잡고 있습니다.

- 드라이브인이 폭발적이라서 그런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수비수에게 강요되는 것은 빠른 발놀림과 민첩한 판단으로 공격수가 느리기만을 바라는 것뿐입니다. 그러기에 반응속도를 감안해서 최소 한발 뒤에서 플레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해당 퍼리미터 공격수가 르브론처럼 운동능력이 역대급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두 번째 사진의 결말은 무려 저속도로 천천히 자유투라인 근처까지 몰고 가서 편안히 점퍼를 던져서 성공하는 결말입니다. (파이널에서!?)


* 논외로 3점 슛에 대한 실린더 침범 파울이 강화되면서, 한발 뒤에서 물러선 수비수는 외곽슛을 막기도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 결과는 익히 잘 알듯이 3점 라인 페이스 업 상황에서도 충분한 프리 슈팅 레인지가 생성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3. 2020년대 : 레이커즈 vs 마이애미 (in bubble) final


-  '10년대 후반의 클블vs골스의 사진도 한 장 넣어 봤습니다. 2장만 담은 이유는 더 이상 자세히 찾아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공격수와 수비수의 간격은 항상 넓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맨투맨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역방어도 아닌 다소 어정쩡한 수비 포지션을 보이는 건 구조적으로 1on1 수비가 어려우므로 도움수비가 필수 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지역방어로 갈수록 3점에는 취약하죠.  최근 3점 참 많죠 그것도 오픈 3점 기회도 자주 창출됩니다.)


* 특히, 르브론의 위치와 맨 위 사진의 코비 위치의 수비수 간격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물론, triple threat 포지션의 공격수에 대한 대처 부분에 대한 이슈는 별개로 합니다. 사실 이 점도 핸드체킹에 대한 금지 이슈와 밀접하긴 합니다)




 가장 치열하다는 NBA 파이널입니다. (파이널은 특히 파울콜이 하드해지는 경향을 보이죠. 승부의 갈림길이니까요) 그렇다면 정규리그는 어떨까요? 정규리그의 경기는 퍼리미터의 적극적 온볼 수비가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NBA는 사실상 NFL과 같은 치열한 몸싸움을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농구란 것이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던지는 슛의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빅맨을 중심으로 한 로우 포스트 지역의 치열한 싸움이 불가피한 것이죠. 당연히 핸드체킹은 코트 전역에서 당연한 것이었고, 수비수의 권한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등장합니다. MJ의 등장은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농구에 대한 NBA와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그 이전의 매직존슨이나 래리버드도 사실상 해당 체급에서는 일종의 플러스 사이즈 선수들이었습니다. 매직은 뛰어난 볼핸들링과 센스로 리딩의 역할을 했지만 포스트업에도 매우 능했고 - 카림 대신 C 포지션으로 우승도 했습니다 - 래리버드 역시 SF 포지션을 국한되기에는 실제 포스트 업의 비율도 매우 높고 완성된 플레이어였습니다)  MJ는 완전한 퍼리미터 플레이어로서 당시의 NBA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게 된 것이죠. 물론 당시의 대다수 퍼리미터 플레이어의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득점능력과 효율성을 보여 독보적인 능력치이기도 했습니다.


 수비수가 강한 리그에서 퍼리미터 플레이어로서 MJ는 엄청난 능력과 스탯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MJ 이후의 세대이죠. 팬들은 화려한 플레이를 원했고, 1명의 포스트 MJ로는 부족했을 것입니다. 코비, 르브론, 웨이드 등 수많은 퍼리미터 플레이어들이 뒤이어 등장했고, NBA는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Rule의 변화를 꾀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핸드체킹의 금지이고 이는 완전히 적중했습니다.


 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변했습니다. 왜냐면 온볼 플레이 상황인 공격수에 대한 퍼리미터 지역의 적극적 수비 (진로차단, 감속, 스틸, 블락 등)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공격수는 높은 성공률의 슛감을 가지면 됩니다. 그리고, 상대의 '손'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상대의 눈과 발을 속일 빠르고 기만적인 드리블링을 가지면 충분합니다. (그 공간은 넓게 열려 있기 때문에)


 물론, 테크니션 플레이어에게만 퍼리미터의 변화가 달콤한 것은 아닙니다. 플러스 사이즈 선수들에게도 신세계를 열어줍니다. 과거로 따지면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Reign Man 숀캠프의 폭발적 드라이브인이 하프코트에서도 손쉽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무려 온볼 무브에서 말입니다. 한번 가속이 붙은 플러스 사이즈 선수의 드라이브인은 파울이 아니라면 최대한의 수직 점프로 방해할 뿐입니다. 더 이상 엄청나게 빠른 퍼스트 스텝으로 근접하 수비수를 제치고 드리블링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핸드체킹의 종말은 퍼리미터 지역의 (1 on 1 상황 限) 적극적 수비의 곤란을 의미"

  

 핸드체킹이 왜 NBA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는지 한 번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지금의 농구가 "더 쉽다"는 것은 아닙니다. 농구의 목표는 승리인 만큼 매 시대의 농구는 항상 모든 팀과 선수에게 동일하게 어렵습니다. 왜냐면, 지금은 슛을 가져가는 과정까지의 어려움보다 슛 피니시의 확률이 높은 팀이 이기는 게임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속된 말로 '그분이 찾아오는 상황'이 자주 나오도록 오늘도 슛을 던지고 또 던지고 할 것입니다.

(감독입장에서는 아주 환장할 노릇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세상사가 그렇습니다.  모든 변화에는 이유가 있죠. 분명한 것은, 핸드체킹 금지로 인해 지금의 농구가 퍼리미터 플레이어에게는 과거보다 '매우(적어도 현저히)' 쉽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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