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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넘어졌다고 해서

by 은월 김혜숙


바람이 세게 불면 거치대는

기웃하다가 넘어지긴 함이요

보는 이도 지나치지 않을 때 있다

.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리면

무릎은 깨지긴 해도 일어서려는

반동은 있기 마련

삶이란 숱하게 넘어져도

본능적으로 일어서려고

무릎을 세움은 당연

그러므로 세상살이

넘어졌다고 못 일어나겠는가

.

설령 잃은 것이 있다 해도

의지가 어떠냐에 달린 것

그만큼 삶은 질기지 않은가

벼락에 쓰러진 참나무에도

표고버섯은 피어나고

마른 장작도 불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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