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그라노 Dec 07. 2022

#외전: 별것 아닌 이야기들

왜 나와서 사냐?

“너 언제 들어올 거야? 거기서 평생 살 거냐?”

연말이 되면 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왔다. 물론 전화기 넘어 들리는 소리는 시끌벅적한 술자리 거나 이제는 아이를 재우고 나온 아빠들이지만 여전히 물어보는 질문은 같다.


별 의미 없는 쉰소리로 가득 찬 전화를 끊고 나면 란 2~3분 정도의 공허함 뒤에 소파에 앉아 멍한 내 뒤통수를 때리는 생각.

<즐겨보는 채널, 한국 실시간 한강 뷰 - 여기는 새벽1시, 한국은 9시>

‘그러게 언제 돌아갈까 한국으로?’


해외로 떠돌며 산지 15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모르겠다. 언제 돌아가야 하는지.


이게 뭐랄까, 다시 돌아가기에는 가서 사는 걱정이 우선이다. 차라리 주재원들처럼 “5년 있다가 난 간다!”라는 거였다면 차라리 덜 정을 붙였을까. 이건 뭐 평생 살 것처럼 왔기 때문에 여기서 만난 친구, 자리 잡아가는 내 가족 구성원들 거기에 더해서 나의 만족감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내 마음이다.


좀 더 살아봐야지.

나름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는 “지금 돌아갈 순 없다” 모드였는데, 이제 가정도 직업도 약간 만만해지니 이런 속 편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정답은 없으니 하루하루 잘 살아보는 수밖에.


스무 살 중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아침 안개를 보며 매일 했던 생각이지만 싱가포르에서도 암스테르담에서도 마찬가지 고민에 생각에 기분에 사로잡히는 건…


그래 연말 탓이다. ㅎㅎ



모두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한 달을 잘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아니면 힘내서 버틴 자신에게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해도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해고(구조조정)를 대하는 나의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