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단체관람작이어서 큰 기대 없이 아이들과 보게 되었다. 나는 늘 영화를 보기 전엔 그 어떠한 정보 없이 극장으로 가게 된다. 기대도 없이 정보도 없이 보게 되는 영화가 더 큰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는 영화라 교육적인 내용이 가미되면 좋겠다는 생각만으로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언제부턴가 물건을 사게 될 때는 효용성과 가치를 따지는 기준은 값어치가 되었다. 이 물건이 사용함에 있어 얼마만큼의 값어치를 갖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여행을 하면서 추억할 수 있는 것이 사진이지만, 사진보다 그곳에서 먹었던 특별한 음식 또는 그곳에서 사 온 기념품들로 여행을 추억할 수 있어서 언제부터인지 여행지에 가면 꼭 무언가를 구입해서 온다. 그때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이제 초6아들이 동생에게 말한다. "값어치 있는 걸로 고르고 의미 있는 걸로 사자. 지금은 그걸 사고 싶어도 집에 가면 의미 없는 물건이 될지도 모르잖아"
두 아이들의 선택은 그곳만의 마그넷이다. 물론 크게 효용성은 없지만 가치를 생각하는 듯하다.
가치와 값어치의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본다.
가치(價値) - 인간행동에 영향을 주는 어떤 바람직한 것, 또는 인간의 지적, 감정적, 의지적인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상이나 그 대상의 성질을 의미한다. 경험할 수 있는 사물로부터 유래된 객관적 가치와 혹은 개인적 감정이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는 주관적인 가치로 나눌 수 있다.
값어치- 일정한 값에 해당하는 분량이나 가치 * 유의어 : 가치, 값, 의의 * 반의의 : 무의미
값어치를 객관적 가치라 생각할 수 있고 값어치의 유의어인 가치를 주관적 가치라 생각할 수 있을듯하다.
영화 '키운트'에서
주인공인진선규가 맡은 박시헌의 절친 만덕역을 열연한 고규필과의 대화가 잊히지 않는다. 1998년 호돌이 슈퍼 앞 평상에서 만덕과 시헌의 케미가 즐겁다. 평상에서 웹툰을 그리고 먹방을 할 거라는 만덕에게 시헌이 말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해라"라고..
다소 인지능력이 부족한 만덕이 누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누나역을 한 이일화는 한마디로 동생에게 말한다. "씨잘데기(쓸모) 있는 걸 하라"는 뜻이라고..
만덕은 되새긴다. 의미 있는 일??!!!!!
얼마 후 힘들어하는 시헌에게 소 쿨하게 만덕은 말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해라"라고...
가벼운 한국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오는데도 가슴 한편에 묵직한 한방이 남아 있었다. 오늘하루도 의미 있는 일을 하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