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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벌멘토 배군 Nov 03. 2022

Prologue. 조기 유학생이 살아갈법한 인생

[참고로 이 매거진의 글들은 필자가 호주에서 근무할 당시 처음 쓰기 시작한 내용으로, 내용 중 간간히 '호주'상황에 특화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후 2022년 8월 호주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하면서 잠시 쓰기를 중단했다가 다시 연재하게 었습니다. 이후로는 최대한 지역성이 없이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우선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필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1990년대 초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10년여의 학업을 마치고 귀국.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 소속으로 평균 4년 주기로 5개국을 전전하며 ‘월급쟁이’로, 다른 의미에서는 ‘외노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학부모가 된 후 한국에서 초등학교 4년을 마친 아이를 함께 해외로 데리고 다니며, 또 다른 의미에서 ‘조기유학생’ 부모가 되었습니다.

 

아이의 외국생활 적응을 지켜보며 오래전이지만 제가 경험했던 외국에서의 낯선 학교생활 적응기, 나름 생존하기 위한 노하우, 이후 직장에서 ‘유학생 출신’으로서 겪었던 사회 생활기를 글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어떻게 준비를 해줘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그 생각을 정리하고자 작년부터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또는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해외유학을 고민하실 텐데, 개인적인 입장에서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만한 것’ 들을 한번 얘기해보려 합니다. 


목표는 매주 한 번씩 (주 1회) 매거진에 새글을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제가 교육이나 유학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 확실히 인지하시고,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며 제가 오래전 경험한 내용과 현재의 환경이 다른 점이 분명히 있을 수 있으니 필요하신 내용만 취하시고 나머지는 가볍게 흘려주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언젠가부터 한국의 가족들과 통화할 때마다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 기회 있을 때 ‘탈한국’ 하라는 것입니다. 


이유인즉슨, 이제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문제들로 인해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하니, '가능하면 귀국하지 말고 외국에서 살라'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중년 분들 중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으로 귀향을 원하는 분도 많습니다. 특히 몇 년 전 시작된 코로나의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비즈니스가 힘들어진 점, 국경이 한동안 닫혀서 필요할 때 입출국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고, 특히 직계가족의 경조사에도 참석할 수 없었고, 특히 최악의 경우에 부모상도 지키지 못한 자식들도 주위에서 여럿 보았습니다.  


인생의 반은 한국에서, 나머지 반은 외국에서 생활한 지금에서 돌이켜 생각하면 각 나라마다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도 본인이 처한 환경에 대한 개인차가 있기에 ‘어느 나라가 살기 좋다’라는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사춘기와 인생의 가장 황금기라 할 수 있는 대학생활 기간을 가족과 떨어져 살았고, 이후 성인이 되어 가족을 꾸린 후 또 부모형제와 떨어져 외국에서 살아온 본인의 경험과 주변의 유학생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유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가족과의 유대관계는 얕아질 수밖에 없다라는 것입니다.  


처음 외국에서 4년을 보내고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다시 만난 친누나는 남처럼 어색했으며 (처음 만나서는 서로 ‘안녕하세요’라는 존칭을…), 조금씩 아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곁에서 보지 못했던 부모님은, 이미 20대 중반의 성인이 된 아들이 돌아와 다시 살게 되었을 때는 그 어색했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해야 좋을지 모른 체 서로 대면 대면한 생활이 몇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후 결혼하고 자식을 가진 후 손자가 크는 모습을 영상통화로만 지켜보고, 아이에게는 이렇게 연결된 조부모의 존재는 가까운 거리에서 관계를 형성한 손자들과는 그 의미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지금 가장 후회되는 것 이 하나 있다면 부모형제와 자주 만나 소소한 삶을 공유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만나 근처 근교에 나가거나 근처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나누고, 계절이 바뀔 때 마나 그 변화를 같이하고, 가끔 아버지와 소주 한잔하면서 같이 나이 들어가며, 이제는 노부모가 된 부모님을 곁에서 모시고, 점점 더 횟수가 잦아질 병원 방문 등을 자식이 모시고 다닐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 커리어를 위해, 그리고 보다 나은 기회를 아이에게 만들어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위안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이 작지 않게 포기한 부분이 가끔 아려옵니다. 특히, 명절 때나 가족 생일, 연말에는 그 크기가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삶을 살고 계신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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