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잊고 싶지 않았었는데 잊고 싶지 않다고 말한 그 기억만 남았다.
그래
이 빗소리와 함께 들려온
어렴풋한 바람소리가
그 기억을 품고 있었구나.
잊고 싶지 않았었는데
잊고 싶지 않다고 말한 그 기억만 남았다.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우리의 잊어버린 기억이
날 부르는 듯 널 부르는 듯한데
난 그 부름에도
뒤 돌아볼 수 없었다.
돌아보면
지금의 느낌조차 사라질 것 같았고
아니
돌아보면
잊어버린 그 기억 때문에 또 다른 기쁨이 찾아올까 봐
난 뒤 돌아보지 않았다.
그냥
잊고 싶지 않다고 한
그 기억을
기쁜 우리 추억이라
각인하며
폭풍치듯 내린 한여름 소나기같던 내 사랑도
이슬 빗속을 거니는 듯한
촉촉한 그 느낌만으로 추억하며
기쁜 우리 추억이라
애써 날 달래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