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프랑스 방랑기
2022 프랑스 방랑기를 마치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늦어진 프랑스 방랑기의 마지막 이야기를 짧게 써보려 한다.
첫 홀로 비행, 첫 유럽 여행, 첫 배낭 여행, 첫 퇴사 여행
나의 처음을 프랑스에 가득 두고 왔다.
그리고 나의 처음을 프랑스에 둘 수 있어 꽤나 행복하다.
집단에 속한 사람이 아닌 이방인으로써 바라보는 단편적인 이미지일 뿐이지만
나에게 프랑스는 다채롭고, 아름다운 포근한 공간이었다.
단순히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위로라는 감정을 건냈던,
그 어려운 일을 아무런 내색 없이 해내던 수많은 프랑스의 거리들을
나는 잊을 수 없다.
화려한 불빛을 가득 담은 파리의 센강에는
머리를 질끈 묶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강 옆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가득하고,
급하지 않은 속도로 유지되는 차도 근처에는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털썩 주저앉아 책을 펴는 이들로 가득하다.
정작 바쁜 이들은 걸음을 재촉하고 여기저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있는 이방인들이다.
그들 사이의 경계가 뚜렷해져갈 때쯤
나는 발걸음을 늦추고, 흘러가는 시간을 천천히 바라보며
선명해지던 선의 색을 문질러본다.
끝없는 모방으로도 이방인의 냄새는 숨길 수 없었지만
거리 사이마다 풍기는 바게트 냄새와, 테라스에서 밀려오는 담배 냄새에 흐려져
그렇게 나의 불안하던 마음은 이들의 여유에 씻겨 내려갔다.
2022년 10월 20일,
새로운 도전이었고, 또 다른 시작이었으며, 소중한 영감이었던 이 여행을
글로 마무리하며 이제는 추억이라 부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