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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기린 Mar 31. 2024

이렇게 간단한데 이렇게 맛있네, 칼레스파스타

자취한끼 - (2)

거의 모든 업계에 통용되는 징크스가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까지 통하지 않을까 싶은.


바로,

"오늘 되게 한가하다.", "일이 많지 않아 여유로워 좋네" 뭐 이런 이야기...


전 게시물에서 내가 이런 말을 했다.

"덕분에 나의 시간은 백수 생활을 할 때보다 조금 더 타이트하게 돌아갈 뿐 여전히 널널했고..."


...왜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꺼냈을까...

덕분에 일이 많~이 생겼다! 일하는 기분 제대로 만끽 중.


아무튼 이런 모종의 이유로 대부분의 끼니를 간단하게 해결해 자취한끼에 쓸 만한 요리를 못했다.

게시글 하나에 최소 2개의 요리는 쓰고 싶었지만,

역시 세상일은 절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세상의 이치를 다시금 뼛속 깊숙이 깨달으며

오늘의 자취 한 끼를 소개한다.


[ 칼레스 파스타 ]

재료: 파스타 면, 소금, 마늘 8쪽(취향껏 가감), 올리브오일, 칼레스, 고춧가루, 파슬리


- 가장 먼저 면을 삶을 예정. 보통 1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그동안 마늘을 다듬으면 딱 좋다.

- 냄비에 물을 받고 소금을 1-2꼬집 정도 넣어 끓여준다.

- 물이 팔팔 끓는다면 면 투하. 보통 파스타를 잡았을 때 100원 동전 크기가 1인분이라고 친다.


 *끓는 물에 면을 넣으면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는데 가스레인지 혹은 인덕션이 물바다가 되고 싶지 않다면 높이가 높은 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필자는 그런 냄비가 없어 온도 조절을 위해 냄비를 들었다 놨다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결국 물을 잔뜩 흘렸다. 차가운 물을 넣으면 끓어오르던 물이 다시 내려가니 이 방법도 참고로 알아두면 좋다(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 깊이가 깊은 냄비에서나 유용하지 낮은 냄비에서 쓰다가는 냄비가 물로 가득 차게 되고 그럼 또 넘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ㅎ).


- 면이 끓는 동안 마늘을 편 썰어준다. 귀찮다면 다진 마늘을 사용해도 좋다.

- 파스타 면을 삶는 시간은 패키지에 나와있는 시간을 확인하면 된다. 10분 정도 끓이는 게 평균. 좀 더 단단한 식감을 원한다면 1-2분을 , 완전하게 삶아진 면을 원한다면 1-2분을  삶아주면 된다.

- 면이 다 익었다면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편 썰어둔 마늘을 넣어준다.

- 마늘의 색이 어느 정도 먹음직스러워졌다면(갈색빛) 익혀둔 면을 넣는다.

- 그리고 열심히 저어주며 면에 오일을 코팅한다.

- 살짝 매콤한 맛을 위해 페퍼론치노나 청양고추를 좀 넣어주면 좋은데 우리 집에는 둘 다 없으니 고춧가루를 살짝 넣어줬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마지막으로 칼레스를 쭈우우우욱 짜주고 1-2분간 더 저어준 후 접시로 옮겨 파슬리로 마무리해 주면 완성!


자라홈에서 산 예쁜 접시를 꺼내고 싶었지만 처음 그릇을 정리할 때 설거지를 안 해뒀다.. 완성된 음식을 앞에 두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우선 납작한 아무 접시를 꺼내 나름 플레이팅 시도.

캬.. 오늘 음식 비주얼 꽤 맘에 든다. 기분 좋게 한 입.


한 입 넣자마자 두 눈이 번쩍 떠졌다. 직감이 말한다. 칼레스 190g짜리 2통의 대부분은 이 파스타를 만드는 데 쓰이겠구나. 느끼하지도, 짜지도 않고 깔끔하게 맛있다. 원래도 오일 파스타를 좋아하는 편인데 거기에 칼레스가 더해지니 맛은 한층 풍부해지고 오일 파스타 특유의 깔끔함도 남아있다.


재료도 몇 개 없고, 만들기도 쉬운데 이렇게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니. 좁은 주방을 가진 자취러에게는 안성맞춤인 레시피다. 다만, 파스타를 삶는 게 유일한 장애물. 다음에는 두부면으로 도전해 봐야겠다.


"어차피 자주 해 먹을 거면 깊은 냄비를 사거나, 파스타 냄비를 장만하세요!"


"저희 집 주방 보셨나요? 저도 너~무 사고 싶지만 수납공간이 정말 좁아요."


그렇지만 두부면으로 했을 때 이 맛이 안 난다면 결국은 냄비를 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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