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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Oct 11. 2024

[2024 독후기록 73]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에밀리 오브리 등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에밀리 오브리, 프랭크 테타르 共著, 이수진 飜譯, 사이, 2024년 7월, 볼륨 271쪽.



먼저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00년 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이후, 우리나라 두 번째 수상인데요.  평소 한강 작가님을 좋아하는 팬으로서(전 [채식주의자] 보단 [소년이 온다(2014)]가 더 좋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후배(부친인 한승원 작가님께서 작가활동에 전념하고자 교직을 떠나 서울로 상경하는 바람에 졸업을 하진 않았지만)이자 같은 동네 후배라는 점에서 축하의 마음이 倍가 되는 듯합니다.


저자인 에밀리 오브리는 저널리스트이고, 프랭크 테타르는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지정학으로 박사를 받은 지정학자입니다.  2022년 나온 책으로, 최근인 7월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팀 마샬의 [지리의 힘 1,2]를 재미있게 읽고 났더니, “그렇다면 요 책 읽어보라”는 친한 후배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책입니다.  팀 마샬(전통 지리학자가 아닌 분쟁지역 취재 전문 저널리스트)의 책이 각 지역에 대한 역사적 맥락부터 시작하여 문화 등 전반적인 깊이가 있는 책이라면, 이 책은 역사적 맥락보다는 각 국가에 대한 탐사보도라는 느낌입니다.  그간 해외뉴스를 통해 접했던 지구촌 곳곳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유럽에서부터 시작해 아프리카까지, 5대양 6대주 총 24개 국가를 다룹니다.  여기에 지구라는 곳에서 함께 살고 있는 ‘지구인’으로서 함께 겪고 있는 전염병, 항공, 철도, 자동차 등의 교통문제, 기후위기, 디지털 시대 네 가지 항목도 함께 다룹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일본, 호주 등 주요 국가를 다루면서, 우리나라가 아닌 북한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최후의 보험인 핵무기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는 한 줄 카피가 핵심내용인데요.  정권유지와 체제수호를 위한 그들의 모습에 동포로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읽으면서 우리가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중동에 대해서 정작 아는 게 무척 제한적이라는 점을 재차 느낍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벌이고 있는 전쟁(엄격한 의미에서는 국가 간의 전쟁이라 부르긴 어려워 보입니다만)이 교전 당사자인 전투원이 아닌 일반 시민(어린아이, 부녀자를 포함)에 대한 무차별 공격, 그리고 인근 나라들의 개입으로 한층 복잡해지고 장기화되는 실정입니다.  응징과 보복이 반복되며 국제유가 급등 및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보니 보는 내내 아슬아슬합니다.  제 의견으로는 현재 全 지구상의 불량국가이자 깡패국가는 이란, 북한 등이 아닌 이스라엘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1993년 라빈 총리와 PLO의장인 아라파트 사이에 맺은 오슬로 협정이, 1995년 라빈 총리의 피살과 함께 날아가버린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한 사람만의 책임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한 극한의 혐오(네타냐후 총리의 친형인 요나단 네타냐후 중령이 우간다 엔테베 항공기 납치 구출작전(1976)의 이스라엘 지휘관이자 유일한 전사자. 이 사건을 계기로 베냐민이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를 발산하며 자신과 배우자의 비리(우리나라 ‘유지’ 여사님보다 더한 완전 끝장女)를 전쟁이라는 국가 위기사태를 야기하면서까지 외부로 돌려 정권을 유지하는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의 모습에, 우리나라 누구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네요.


100개가 넘는 자세한 자료 지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팬데믹과 전쟁, 가속화되는 이상기후와 디지털 정보전쟁 등, 인간이 임의로 그어놓은 국경과는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같은 지구촌에 살고 있는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됩니다.  사족입니다만 출판사 ‘사이’가 팀 마샬의 책을 출간한 같은 출판사라는 점도 눈길을 끄네요.  내용이 많아 술술 익히는 책은 아닙니다만 세계인이 되기 위해서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73번째 책읽기.


#독후기록  #지도로보아야보인다  #지정학  #에밀리오브리  #팀마샬  #지리의힘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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