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결혼 30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내년이면 ‘은혼식’입니다. 아내에게 평생 특별히 잘해준 적 없지만, 다투지 않고 그럭저럭 무난하게 잘 살아온 듯합니다.(동의하는지 집사람 생각이 궁금하긴 합니다)
한 해 약 20만 쌍이 결혼하고 절반 정도가 부부의 연을 끊는다고 합니다. 사랑해서, 같이 있고 싶은데 각자의 집으로 귀가를 위해 헤어지는 게 싫어서 행복하게 선택한 결혼이 파국을 맞는 경우 쿨하게 헤어지기보단 갈등과 분쟁으로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서관 서가에서 책을 훑다 찾은 책입니다. ‘상담부터 승소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이혼의 모든 것’ 이란 부제가 붙어 있네요. 살다가 제일가고 싶지 않은 곳이 경찰서나 검찰청, 법원이지 않나 싶습니다. 싫더라도 가야 한다면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알아야겠지요?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도 있고요.
저자인 양나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인증한 가사법 전문변호사입니다. 여러 방송에도 출연한 분이라고 하는데 저는 TV를 잘 안 보니 처음 접한 분입니다.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도’에 궁금증이 일어 찾아보니 법조경력 3년 이상, 신청 전 3년 이내 전문 분야별 사건수임 건수가 일정 건수(이혼이랑 가사법은 30건) 이상인 경우 최대 2개 분야까지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 62개 분야의 전문변호사 제도를 운영 중에 있으며 앞으로 분야가 늘어 날거라 합니다.
책은 6개 파트로 구성되었습니다. 1部는 이혼사례 20개를 통해 많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부부는 서로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 것, 소득이 없더라도 부모로서 최소한의 부양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에 최소 양육비는 月 30~40만 원 정도라는 것, 간통죄 폐지 이후 성관계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불륜의 정황이 있는 경우 불륜으로 폭넓게 인정된다는 것, 소송은 철저하게 증거 싸움이라는 점(이게 핵심입니다), 민사소송법은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옵니다.
2部는 이혼 상담과 소송을 통해 이혼 위기를 극복한 사례입니다. 이야기 중 해피 엔딩이 좋습니다. 참고로 제일 많은 이혼 사유가 배우자의 외도, 성격 차이, 고부갈등(장서갈등)이네요.
3部는 이혼 후 행복해진 사례인데요, 배우자의 불륜과 사랑 없는 결혼, 가정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이야깁니다.
4部는 이혼 결심 후 부딪히게 되는 ‘진짜 이혼의 현실’을 압축 정리해 두었습니다. 변호사수임비용, 인지대, 송달료, 보전신청에 필요한 등록세 등 돈이 없으면 소송도 진행하기 어렵다는 내용부터 시작해, 친권과 양육권을 차지하기 위해 아이를 강제로 데려오면 부모임에도 ‘약취유인죄’가 성립된다는 내용 등입니다.
5部는 이혼 상담 절차에 대한 설명이, 마지막 6部에서는 이혼소송절차와 각 단계별 꼭 챙겨야 하는 키포인트를 요약해 두었습니다.
음... 읽어보니 출판사에서 강조했듯 이혼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잘 구성된 책입니다.
결혼이란 단순히 개인과 개인이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과 생활 방식이 다은 두 가족이 결합하는 과정이라는 말을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요즘 2審이 진행 중인 SK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관장인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 소송을 간간히 기사를 통해 접하는데, 재산분할이 핵심사항 이더군요. 1심에서는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준 법원이, 2심에서는 어떤 판결을 낼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오랜 기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하셨다면, 그게 어떤 것이든 그것은 정말 옳은 결정일 거예요. 당신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는 작가의 말처럼, 치열한 고민의 과정에 계셔서, 답답하고 궁금한 게 많은 분이라면 실제적 도움이 되실 책이라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