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의 불꽃 드럼통으로 떨어지네요. 싫은 모양입니다. 금방 사라지는 것이. 인부의 어깨에 내려 앉아 사람을 느끼거나 거리에 소복이 자기 존재를 덧입히거나 혹은 아이들이 팔랑대며 뛰놀게 하고 싶은데.
저 증발은고독하고 간 데 없을 막다름, '낼름'이라는 적의 시늉 앞에무력합니다.
내리 글눈을 맞고 있노라니 풍경 하나가 그려집니다. 손발 끝에서 온기가 죽고 등허리 싸아하게곱아질 때면곤한 몸 하나 둘모여들겠죠.둥그런 세계 안, 한 점 두 점 날리는 꽃잎이 되어 '나'는 모두의 마음에서녹지 않을까. 나나나나춤추는 노래,가만히들 귀 기울여 듣지 않을까.덕분 우리는 공사판 이웃의 겨울을 만나고 그들의 안위를 빌게 되기도 합니다만.
증발하는 이이의 어깨를 다독이고 싶어 집니다.
그대가 눈송이라면 어디에 떨어지고 싶을까요.마음속 그곳에
나
나
나
나,
한껏 나리시기를.
ㆍgif파일, 사진 출처핀터레스트
"모든 통념에 괄호 치는 사람, 통념이 지워진 자리에서 사물과 다른 이들이 어떻게 제 존재를 그들만의 고통과 기쁨 속에서 드러내는지 명징하게 볼 줄 아는 사람. 시인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학생들에게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거리’에 다녀와 감상문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내준 적이 있다. 다들 그곳에 다녀와서 무척 슬퍼했다. 오래된 거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무언가는 오래된 거리처럼 남아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야 가장 큰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견딜 수 있다. 나의 가장 오래된 거리는 문학이다. "
"아름다움을 발명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의기양양하게 시 속을 돌아다니던 시간. 가끔은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