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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양 Jul 24. 2023

의식의 흐름을 따라서_ 2화 고통스러운 출퇴근길

같은 길이지만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2화 고통스러운 출퇴근길


바야흐로 2022년 초, 내가 호주에서 겪은 일이다.매일 같은 길로 출퇴근을 했지만, 마치 새로운 길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버스가 왔고,

나는 분명 번호를 확인하고 탔지만

 잘못된 버스를 타고 말았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글쎄... 나도 모르겠다.


아마 뒤에 오는 버스의 번호를 보고,

앞에 먼저 온 버스에 올라탔던 모양이다.


이리도 절망스러울 수가 있을까?

당시 ADHD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터라

나 스스로를 정말 한심하고,

멍청한 인간이라며 채찍질 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근무지에 매번 제 시간에 잘 맞추지 못해

항상 1-2시간 일찍 도착하던 것이

습관이 되어있었던 터라 늦진 않았다.


 딱 맞게 도착했을 뿐…

이 당시엔 '역시 이래서 사람은

1-2시간 미리 도착해야한다니까?' 라며

기죽어있던 나 자신을 위로하기도 했다.

역시 같은 퇴근길,

내려야할 곳을 놓쳐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다음 버스를 타고나서도 내려야할 곳을 놓치는

바람에 30분 거리를 2시간이 되어야 도착했던 일.

더 소름끼치는 것은 그 다음날 같은 실수를

똑같이 했던 것.


한동안 이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어떻게 두 번 연속으로 그럴 수 있는지

어떠한 이유를 갖다대도

이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바보'라고 부르고,

그저 웃어 넘기는 수 밖에 없었다.


'조용한 ADHD', '주의력 결핍 우세형' 인

나는 이 병명을 대고나니,

모든 바보같던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혹시나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할 것이 있다.


1. 어렸을 때부터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지

예전에는 그런 적이 없지만,

요즘들어 깜빡하고 실수가 잦다면

그것은 ADHD가 아닌 다른 정신질환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같은 경우이다.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는지?]

[잠은 잘 자는지?]

[우울한 경험을 했는지?]


등 스스로 자가진단을 내리고,

2주이상 우울한 감정이 지속된다면

우울증일 확률이 높다.

(확률일 뿐 정답은 아니다.)


반대로 어렸을 때부터 숙제,

준비물 외 이것 저것 깜빡했다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다!*


이렇게 내려야할 곳을 놓치는 것은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아서' 도

 '바보여서'도 아니다.

그저 주의력이 남들보다는 조금 부족할 뿐이다.

힘들어도 내가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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